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정순34 오정순의 친절론 본문

줄의 운명

오정순34 오정순의 친절론

SHADHA 2004. 1. 29. 21:51


오 정 순




오정순의 친절론

01/09







나는 친절하고 상냥한 편입니다.
그러나, 가끔은 무섭게 냉냉해집니다.
몸에 밴 친절이 있고,
진심어린 친절이 우러나기도 하나 간간히 경직되어지면
친절이 얼어붙는답니다.  

여행 중에는 그런 성격의 덕으로 조건없는 차 한잔 즉석에서 받아들고 웃을 수 있었고,  
상품을 특수포장지에 포장하여 웃으며 건네 받기도 하였지요.
특히 일본공항에서 내가 가장 쉽게 통과하였거든요.
웃는 얼굴에 침못뱉는 식이었지요.

익히 들어왔던 일본인의 친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선입관으로 차 있었는데,  
그 나라의 택시를 타보면 타는 사람이 품위가 달라지게 친절하여
그들의 친절을 정말 나무랄 수 없게 됩니다.

확실히 친절은 습관입니다.
그리고 그 습관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친절을 읽고 해석하는 사람만이 친절에 넘어지지 않지요.

마음과 같은 친절도 있고
마음과 다른 친절도 있기 때문입니다.
화가 김흥수씨가 귀국하여 한국여성들에게 프랑스 식으로 친절하였다가
저마다 한국식으로 친절을 해석하는 바람에 혼이 났다고 하였답니다.
친절이 몸에밴 예의라고 받아들이지 않고 늘 무덤덤하게 대하는
한국 남성들 사이에 있다가 느닷없는 친절이 자기앞에 왔을 때
개인에게 가지는 특별한 태도로 해석하는 바람에 자기의 태도를 바꾸었더니
언젠가부터 한국식 매너가 붙었다고.

오래 사귀고 깊이 알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친절히 대하고 싶지 않을 때와
친절해야 할 때의 구분을 주어야 느닷없이 당황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결같을 수 없기 때문에 속을 보여주지 못하여
늘 자기답지 않은 자기만을 보이는것 같은 부담을 안기도 합니다.

늘 친절하던 사람에게서 우연히 불친절한 대우를 받게되면
신뢰를 걷기 쉽고 다른 날의 친절이 가짜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람이 한결같이 친절하면 상대방은 늘 자신이 친절히
대접받아야 할 자격이 있는 줄로 착각하게 됩니다.
사람은 상대적이라서 불친절 속에서 자기를 가꿀수 있어지기도 합니다.

영업을 위해서는 항상 친절이 필수이며
이는 자기 희생입니다.

자기는 자기가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지요.
저는 그래요.
친절한 사람을 만나면 저 사람도 화낼 줄 아는데 때로는 참아받으며 살겠지.

불친절한 사람을 만나면 저 사람도 내가 친절하면 딱딱거리지 않겠지.
다른 사람들이 저들의 친절을 갉아먹는 현실로 만들었겠지.
세상이 저들의 불친절을 길들였겠지.

왜 사랑한다고 말한 가슴에는 이미 사랑이 나가고 다시 잉태시켜야 한다고.

밤은 낮을 품었다 내어놓고
낮은  밤으로 달려가 숨었다 나오는 식

아무도 칭찬하고 나무랄 일은 없습니다.
모든 태도에는 양가가치가 있으니까요.

불친절에 적응한 사람은 친절문화권에 가면 행복해지지만, 친절한 문화권에 있던 사람은  불친절한 문화권에서 견디기 어렵겠지요.
환경이 만든 그 나라 특유의 친절지수에 때로는 짜증이 나기도 하거든요.
그리이스에서는 친절이 지나쳐서 남의 일로 토론이 벌어지고 간섭이 심해서 가이더는 가급적이면 그들이 다가 설 기회를 제공하지 말라고도 하였습니다.
드러내어놓고 친절을 받는데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친절에 대응하는데도 미숙하답니다.

짧은 시간 안에서의 만남이라면 단연 친절이 으뜸입니다.

나는 내가 친절하다고 장담은 하지 못합니다.
예기치 못한 불친절을 보게 될 날이 내 앞에 펼쳐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사람이니까요.
사람의 조건 중에는 실수 할 수 있음이 내포되어 있으니까요.

저의 친절을 어떻게 보여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