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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silhan08 Re:구월의 노래 본문

마르지 않는 여정

silhan08 Re:구월의 노래

SHADHA 2004. 1. 31. 21:53


sil-han


Re:구월의 노래

08/31







: 구월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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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바닷가를 홀로 걷고 있습니다.
: 외로울 것이다 염려하는 그대 눈빛을 밀어내며
: 뜻밖의 담담함으로 떠나왔지요.
: 삼복의 무더위 속에선 이별의 쓸쓸함도 견딜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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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같은 것이었지 사랑은 아닌, 오랜 집착을 버린 후
: 고요한 물이 되어 바닷가로 흘러온 것입니다.
: 내 안의 작은 바다를 큰 바다에 섞어 넣고,
: 마른 꽃잎과 함께 주머니 속의 이름 하나도 띄워 보냅니다.
: 이제 안과 밖의 구별 없이, 숨김없이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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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롭다고 사랑을 구걸할 수 있나요?
: 항상 마셔도 부족한 약간의, 약간의 그런 갈증이 싫어요.
: 바삭바삭한 머리가 몹시 아픕니다.
: 나도 가련한 나에게 자유를 주고 싶습니다.
: 부디, 확인되는 사랑만을 하렵니다.
:
:
: 그러나 그대를 위한 저녁 기도를 잊지는 않을 거예요.
: 그대 영혼이 노을 빛으로 떠있는 하늘에
: 시처럼, 연기처럼, 기도를 피워 올릴 거예요.
: 그건 또 나를 위한 진혼의 곡조가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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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8.31
:             September is here! 를 위해 푸른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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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가을을 좋아 하는것은 아닙니다. 봄. 여름이 좋고
겨울은 더 좋고 그때그때 계절을 반기며 또 기도 하는
것이랍니다.
신앙인이 아니어서 격을 갖춘 기도와는 무관합니다.

부동감(浮動感)과 건망증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저로써는
'침착과 담담'이라는 단어 앞에선 미리 주눅이 들지요.

푸른샘 님의 글은 언제나 담담한 차분함과 당당한 근력을
제게 전이시켜 주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