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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아스라32 마테호른의 銀빛 陵線을 바라보며 본문

아스라의 첼로

아스라32 마테호른의 銀빛 陵線을 바라보며

SHADHA 2004. 2. 8. 16:08


아 스 라


C03


마테호른의 銀빛 陵線을 바라보며

09/19





처음 이곳에 발을 디딜 때의 옅은 미진이 생각납니다.

아마도 새벽이었던 것 같습니다.

풍경이 풍경을 끌어내고 音樂이 음악을 정화하며

뒷켠에 물러선 여행자의 담백한 터치에 압도되어

스스로의 자정 능력을 믿고 싶었던 시간들...



칼럼은 거의 자정쯤 올라오니까

늘 새벽 바라기인 나로선 幸福한 마주침이었습니다.



적멸이라고 해야 하나요?

하루의 시작을 비추어 볼 수 있는 시간 속에

심금을 울려내는 기적같은 또 하루



처음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 맨 처음 한 말

"아, 나는 달에 발을 딛고 나서야 창조주의 신비를 알았다."

뭐 이런 멘트였던가?

"눈을 씻고 보아도 하느님은 보이지 않더라"는

소련인 가가린 소좌의 말에 대비되는.



그렇습니다.

SHADHA라는 感性의 필터를 통해

나는 참 많은 나라의 窓을 보았습니다.

단단한 理性의 설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알 수 없는 신비와 그 소름과 전율...



늘 그랬습니다.

수많은 강과 산을 거쳐온 기차를 타기도 하고,

미답지에서 손을 흔들어 시시각한 변하는

산의 모습과 구름 속의 해일,

청빙아래 내려 꽂히는 낙석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홀로 외롭게 우뚝 솟은

마테호른의 사각뿔을 바라보며

내게 닥쳐온 가을을 체감합니다.



설벽아래 바일을 꽂고 아이젠을 차며

힘겨운 봉우리를 기어 오르는 등반가의 꿈처럼

나는 아주 평범한 일상을 비범하게 살 수 있는 지헤를 얻습니다.



그 일상의 단추를 채워 줄

알베르 까뮈, 장 그르니에, 장폴 샤르트르,

앙드레 말로, 에밀 아자르, 반고흐와 고갱,

르느와르, 쥬리엣 비노쉬, 쥴리 델피, 패트리시아 카스,

이런 이름들이 늘 가슴에 머물러 주길 고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