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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아스라55 Re:늦가을의 釜山 본문

아스라의 첼로

아스라55 Re:늦가을의 釜山

SHADHA 2004. 2. 8. 18:18


아 스 라



C03



Re:늦가을의 釜山

11/27







느닷없이
닥치는 일몰을 찍었을 shadha님의 옆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가까이 밟아 본 땅이기에
그 바람과 그 물빛에 더 공명하는 것 같습니다.

뒤로 누운 숲터의 靜한 바람과
발치아래 젖는 淨한 물빛.
늦가을 투박한 장독대를 열면
거기 잘 익은 고추와 깻잎이 어머니의 손맛으로
익어 가고 있을테지요?
차거움 속의 따스함을 느끼게 하는 오후 한 때
어깨를 적시는 바람은 또 얼마나  냉쾌하고요?
지독히도 많이 매어 달린 감.
청학동 올라가는 길의 가파른 계곡에
가지가 부러지도록 열린 그 감나무를 닮았습니다.
지금은 다 쥐어뜯긴 머리 형상의 억새 무더기도 일몰엔
저리도 찬연한 빛을 뿜는지요?
숲 속의 오두막에서 내다보면
가을의 넋을 다 빼앗고도 모자라 붉음보다 더 붉은 단풍.
소박한 느낌을 주던 송정 바닷가,
죽도에서 바라다 본 바닷 바람은 무지 차던데요?

shadha님
釜山의 가을 잘 보고 갑니다.
선물로 춘원 이광수의 '창파에는 명월이요,
청산에는 청풍이라'는 싯귀절을 두고 가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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