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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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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샘

푸른샘23 단 한 번 받은 미소로

SHADHA 2004. 2. 1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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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




단 한 번 받은 미소로...

07/20







단 한 번 받은 미소로...


사춘기의 첫사랑만이 아쉽고 애틋한 것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건널 수 없는 강 저쪽에 서 있는 한 물상과도 같은 사람에게 혼자서 때로 애태우는 마음이 있지요. 어느 덧 잊혔는가 했지만, 문득 다시 돌아보고 마는 것은 단 한 번 받은 미소의 아쉬움 때문일 것입니다.

'끝없이 나를 버려야 해...' 라는 노랫말의 여운이 두 사람 사이를 맴도는 때늦은 사랑의 여로를 무슨 말로 설명할까요? 라틴 재즈와 붉은 조명이 이끄는 대로 칵테일 한 잔에 취한 척도 해보고싶지만, 곧 감추어둔 발톱이나 이빨이 드러나 자신을 할퀴고 말기에 억제된 사랑. 가시와 넝쿨로 찢기고 얽매이는 그 상처가 아파서 외면하고프던 사랑이 단 한 번 미소에 도발되었답니다.

미소, 안면 근육 몇 개의 수축과 이완이 이루어낸 작은 움직임. 그러나 그 안에 담긴 포용과 회유와 흡인의 힘이 증폭되어 흐를 때 감전된 듯 굳어버릴 수도 있지요.

<때로 사랑은 흉기가 되어 가슴을 후벼판다. 사랑할 수 있는 자유 이외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는 게 없는 사람들은 가슴을 베일 줄 알면서도 거기에 모든 것을 건다. 삶이 그 무게를 나누어 싣지 못하고 사랑이란 외줄에만 온 체중을 실을 때, 그 사랑은 끝내 줄을 끊고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다. 어둠에 묻혀 상처를 핥던 그 슬픈 짐승들은 어디 갔을까? 모든 것을 내던지는 치명적 사랑 같은 존재란 부정해야 할 그 무엇이었다. 삶에 내재한 그런 위험천만한 순간들에 애써 눈감고 외면하면서... >   '퐁네프의 연인' 중에서

이 인용은 적절치 못합니다. 사랑할 수 있는 자유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사람과 사랑할 수 있는 자유만이 없는 사람은 아주 다르니까요. 그런데 왜 눈감고 외면하는 결과적 모습은 같을까요?


'00.7.20
아직도 미완의 사랑 연구에 몰두하는 푸른샘 씀


ps : 내가 원하는 '푸른'은 어떤 색일까요? 눈에 보이는 색깔은 green이지만 마음의 창은 항상 blue인데... 靑, 綠, 碧, 翠, 滄 중에서 고른다면 翠나 滄이고 싶으니,
젊은 지혜자여! 색감 낮은 자에게 조언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