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샘
순결한 물이랑 사이로 스미는 하얀 빛
07/29
순결한 물이랑 사이로 스미는 하얀 빛
그대에게선 바람 냄새가 난다. 나무 냄새 그리고 풀 냄새가 난다. 그 풋풋한 향기 속에 추억이 살아서 가동된다. 모든 것이 담긴 상상력의 곳간... 그 빈곳에 내가 통풍된다.
그대의 품성을 쌀쌀하다고들 한다. 날마다 흩뿌리는 청정하고 哀憐한 씨앗을 품어주지 않는 탓에 척박하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 서늘한 그늘이 맨발로 걷기 좋은 모래밭임을... 나는 안다.
그대의 미소, 그 잡히지 않는 그림자. 들리지 않는 속삭임, 보이지 않는 薄明 속에 사라지는 뒷모습. 한 낮에 보이는 신기루, 비 없는 하늘의 무지개... 나를 휘감는 환상을 본다.
내가 마지막 본 그대의 눈물, 그 순결한 물이랑 사이로 스미는 하얀 빛 한줄기... 비로소 무언의 약속을 읽는다. 백 송이의 장미를 드림은 백 년을 기다려 달라는 사랑임을.
내 물 흐르듯 기인 시간 후 그대를 호출하리라. 기다린 시간들을 가루 내어 빵을 굽고, 매일의 태양을 녹여 쨈을 만들어, 하늘 바다빛 식탁으로 그대를 부르리라. 섞이지 못해 홀로 흐르는 순결한 그대 이름을...
'00.7.29 결국 보내며, 푸른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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