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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42 해묵은 편지집에서 Re:카페 샤티로스 본문

깊고 푸른 샘

푸른샘42 해묵은 편지집에서 Re:카페 샤티로스

SHADHA 2004. 2. 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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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




해묵은 편지집에서 Re:카페 샤티로스

10/02



1002



 

나에겐 한없이 소중한 그대에게.


언제나 현명하고 단정한 사람, 이제 보니 상냥하고 부드러움까지 갖춘 사람이군요.
어제는 그대 홀로 산만하고 위험한 곳에 있게 둔 일이 몹시도 미안합니다.
요즘이 얼마나 힘든 시간들인 것을 말하지 않고 다 삭이며 견디는 중인데..
도움이 못되면서 억지만 부리고 고집 내었지요.
남을 배려하는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기는 정말 어려운가 봅니다.


차라리 마음을 보이지 않았다면 부담도 적었고 편안했을 텐데...하고 후회합니다.
그러나 받는 마음이 이렇게 좋은 것이라면 놓치고 싶지가 않아요. 절대!!!
그대 집 근처에서 돌아오는 길은 마치 큰 강물이 흐르는 듯 출렁였어요.
나는 한 마리 물고기처럼 유영했죠. 가슴 가득 행복을 안고 수호 천사가 이끄는 대로.


이제 나의 왼손은 예전의 것이 아닌 특별한 것이 되었답니다.
그대가 상냥하고 부드럽게 만져서 다시 빚어놓은 이 손을 그대의 것으로 여겨 둡니다.
그것은 뇌수 깊숙한 곳에서부터 뻗어 난 가지 하나로 항상 한없는 그리움 속에 있습니다.
그러면서 귀하고 사랑스러워진 모습으로 나를 지켜줍니다.


그러나 더 이상은 그대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아요.
단지 언제나 변함없는 지금 그대로의 따뜻하고 향기로운 마음이기를.
흐트러지지 않고 인생의 끝까지 똑바로 걸어가기를.
이름이 아름다운 여인과 언제까지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빌 뿐입니다.


1999.가을



: 나는 몽상가인가 ?
:
..........................................................................
:
..불확실한 소유속의 사랑은 불가능한가 ?

:
: 하얀 반투명 커텐뒤로 보이는 광안리 바다.
:
: 바다를 보지 말자.

:
: 푸른 기름이 담긴 조명 램프 너머로
:
: 사랑이라는 UFO가 날아간다.
:
: 바다속으로 가버린다.
:
: 카페 샤티로스의 창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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