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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99 아드리아海에서 불어오는 바람결 타고 본문

깊고 푸른 샘

푸른샘99 아드리아海에서 불어오는 바람결 타고

SHADHA 2004. 2. 1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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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




아드리아海에서 불어오는 바람결 타고...

08/09






 


2년이 흘렀다.
불현듯 2년이 조금 더 지나서 점차 명백해지는 이상한 비탄의 감정을 느끼면서...
나는 내가 부질없이 고대 유적지들을 뒤지고, 여행하고, 탐사했음을 깨달았다.
나는 찾아갈 것이 아니라면 꼭 찾을 필요는 없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다른 극은 내 눈 앞에 있었다.

내가 옹호하고자 하는 주장은 이렇다:
음극을 차지하는 것이 아주 이상하게도 로마에서는, 욕망이다
매혹에 대립시켰어야 했던 것이 욕망 그 자체다.

     파스칼 키냐르의 <은밀한 생> 중에서.


***
피서 중에 입추를 맞으며 서늘함 한자락 끌고 돌아왔습니다.
우리 산하의 성장한 아름다움이 새삼스러웠던 여행이었습니다.
수안보, 문경, 대청호, 속리산 주변은
마치 우리 몸의 목울대, 흉골, 흉곽 주변을 헤매는 듯 했지요.
유성에 있는 아드리아 호텔은 재미있는 조크를 달고 있지요.
그곳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면 출산할 아기는 "아들이야!" ㅎㅎㅎ

아무튼 어느 갈피에선지 불어오는 바람이 서늘하여 기분 좋은 날입니다.
그 사납던 매미도 다시 데시빌 낮은 소리로 은근히 우는군요.
남은 더위 잘 이기시고 알찬 가을을 맞으시길 빕니다.


'01.8.9

 푸른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