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옥련선원2 본문

풍경소리 (山寺)

옥련선원2

SHADHA 2004. 2. 26. 22:45


告白과 回想



201



7 0 0 0 배 #2

白山 山寺에서



202



Ⅱ.

200배를 할 때마다

잠시 좌정 하여 숨고르기를 하고 바람 냄새를 맡고

대웅전의 천장의 단청들과 그림들을 머릿속 깊숙이 새겨 넣고

대웅전 모든 벽면의 그림들과

부처님과 보살들의 형상들을 하나 둘 익혀갔다.

때로는 가을오후의 햇살에 빛을 내며 흔들리는 대웅전 側門밖

돌 수반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다보곤 했었다.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아지경 상태로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눈물부터 나왔다.

...왜 그리 어리석게 살았는지.

나 하나 죽으면 어차피 빈손으로 그냥 가는데

왜 그리 욕심을 부렸던지.

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지금 이렇게 번민하고 괴로워하는지 ?

다 털어 버리고 주어진 삶대로 그냥 따라 가면 될 것을..


혼자 남아 기도하던 대웅전의 깊은 밤이 오면

부처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대웅전 앞 범종 곁에 있는

꽃밭의 맑은 샘물에 입술을 적시고

짙은 청록 빛 밤하늘과 멀리 밤바다를 본다.

그리고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산사를 나와

산사 입구의 벤치에 홀로 앉아 가을바람에 땀을 식히고

시원한 음료수 한잔을 마시고

저녁을 거른 허기지고 탈진한 몸을 수습한 뒤

다시 기와 담벼락을 잡고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그 길에는 지난 시간의 고통은 간 곳이 없어지고

하늘을 날아 갈 듯 가벼운 마음과 상쾌함이 있었다.

가로등도 아름답고

그 가로등에 비친 나무들과 낙엽도 아름다웠다.

저 먼 밤바다도....하늘도 아름다웠다.


마지막 칠 일째 천 배를 마치고 내려오는 날.

이미 나의 몸과 마음은 강철처럼 강해졌고

하늘에 뜬 깃털처럼 가벼워져 있었다.


...내가 누구를 이기기전에 그것이 나의 운명이든,

내가 사는 현실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나를 이기지 못하면 그 무엇도 이길 수가 없다..

그래, 나는 이제 나를 이긴다.

내가 나를 이기는 한 이 세상에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다.

욕심내지 말자.

주어진 대로 순응하고 따르자.

거리에 나와 앉으라면 나와 앉고 굶으라면 굶자.

모든 것에 매달려 연연하지 말자.

자! 운명아 와라...

나는 준비됐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겼고 나를 짓누르고 있던

고통과 번뇌가 사라져 가고 있었다.



2000년 10월 그 해 가을에...



203

204

205

206

207



Tears - Daydream


'풍경소리 (山寺)'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남사<사랑은 꽃이다>  (0) 2004.04.30
옥련선원1  (0) 2004.02.26
양산 내원사  (0) 2004.02.25
범어사 1  (0) 2004.02.22
범어사 2  (0) 2004.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