告白과 回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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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 0 0 배
白山 山寺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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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가을 햇살이 바다물결위에 아직 남아 춤추는 오후 4시경에는
어김없이 난 경사진 언덕길을 올랐다.
산 쪽으로 붙은 기왓장으로 총총히 층을 쌓아 놓은
기와 담 벽을 잡고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어놓았다.
언덕길을 따라 늘어 선 나무들은 벌써 낙엽을 만들고,
바다 쪽에서 가을바람들이 백산으로 놀러와
낙엽들을 하늘로 날리는 놀이를 시작하고 있다.
어쩌다 힘겹게 山寺를 향해 오르는 내 머리 위에 떨어진 낙엽은
조금만 더 힘내세요...라는 격려 인사를 나누어 준다.
山寺 입구의 지하수 샘물에서 쏟아나는 청정수로
목을 축이고 마음을 씻고 나서 山寺로 들어선다.
망하고,
병으로 앓아눕고,
집을 빼앗기고,
다시 시작한 회사는 계속 풀리지 않고
또 간신히 만든 집에서 다시 쫓겨 나야하는 고통의 연속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치고
나약해 질대로 나약해 져서,
포기라는 단어를 입에서 내어뱉지 않을 수 없을 때.
우연히 광안리 바닷가에서 만나 차 한 잔을 나눈
지리산에 은거 하시는 스님께서
품고 있는 고뇌와 욕심을 털어야 다시 일어 설 수 있다며
권해 준 하루에 1,000배씩, 일주일간의 고행 7,000배
자신에게 이길 수 있어야 그 고뇌를 이길 수 있다는...
정성을 다 하되, 하다가 아니하면
시작부터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것이니
자신 없으면 시작부터 하지 말라고 하시던 7,000 배를
호언장담으로 시작을 했었는데...
오후 4시 반경부터 시작하여 밤 9시가 되어서야 끝나는
4시간 반이 넘는 긴 고행 길.
수백 번 후회를 하면서도 오기로 버티고 악으로 버텨서
1,000배를 끝낸 첫 날.
쌀쌀한 가을바람이 부는 밤에도
소낙비처럼 이마와 등에서 땀이 흐른다. 난생 처음 하는 요령 없는 절...
양쪽 무릎은 다 벗겨져서 짓물러지고
온 몸의 근육들은 다 뭉쳐버려
한 발자국 내 딛는 것마저 고행이 되었다.
그 첫날보다 몇 배 더한 고통을 수반하는 둘째 날, 셋째 날,
그리고 넷째 날.
밤이 깊어지면 질수록,
절의 횟수가 많아지면 질수록 쌓여가는 고통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벗겨진 무릎은 다시 또 벗겨져 진물과 피가 바지를 적시고
견디기 힘든 육체적 고통과 참으려는 의지가 싸우면서
깨어 문 입술은 다 터져 버렸다.
마음은 지금까지 버텼는데 조금만 더 버티자며 절을 하라는데,
육체는 그냥 선 채로 꼼짝 하지 않으니
부처님 앞에 몸을 던지듯 그냥 쓰러지기 시작했었다.
흥건하게 젖은 담요와 수건, 물에 빠진 듯 젖어있는 몸.
어쩌다 열려진 대웅전의 문으로 가을바람이 들 적엔
천국인 듯 시원했었다.
아무도 없는 대웅전에 홀로 부처님 앞에 엎드려 오열했다.
어느 때부터 인가는 무엇을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았다.
마를 대로 마르고 터질 대로 다 터져 버린 내 입에서
오열하듯 나오는 소리는 단 하나였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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