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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공주에서의 낯선 밤과 금강의 일출 본문
공주에서의 낯선 밤과 금강의 일출
공주에서의 하룻밤을 보내며
나이가 들어 갈수록 타지에서 특별한 사유도 없이
홀로 밤을 보낸다는 것이 낯설어 지기 시작했다.
그 낯설음이 알 수없는 외로움으로 배가되기도 하고
또한 무한한 자유로움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늘 만족하고 행복한 삶만을 유지하지 않는 것 같다.
삶의 순간 순간마다 고통과 고뇌의 순간들을 맞게 되고
그것을 극복하며 삶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고통과 고뇌가 삶의 행복을 더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까지 꽤나 오랜시간이 걸렸다.
그로하여 사소한 평온함도 행복으로 승화된다는 것을...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순간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고통과 고뇌가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한 순간도 많이 가질수 있다는 것을...
하여 그런 아픔과 고뇌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슬기롭게 넘긴 후 또 다른 행복의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대전에서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백제의 고도 공주,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지나쳐 보지 못했던 낯선 곳으로 향하여 갔다.
낯선 곳, 오랜 古都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한 고독감을 느끼고 싶었다.
공주에 도착하여 금강변 공산성 산책을 마치고 나니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공산성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황새바위 聖地>를 산책하고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고분군 향하여 걸어가서 이미 문닫힌 뜰에 서서
공주 종합운동장 너머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낯선밤을 시작한다.
다시 호젓해진 거리를 홀로 거닐어 공산성의 야경을 바라보다가
묵은지 갈비찜 정식으로 쓸쓸한 저녁식사를 마친 후
갈 곳없는 노숙자처럼 천천히 공주 중심가를 향하여 걸었다.
추억의 동춘 서커스단의 공연장 앞을 지나 낯선 밤거리를 걸을 때,
아직까지는 차갑게 느껴지는 밤바람을 만났다.
낯선 곳에서 홀로 낯선 밤을 보내며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새벽녁에 눈을 떠서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서리에 젖은 도시의 이른 아침속을 걸어 폐쇄된 금강 철로위에서
금강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만난다.
공주 금강에서 만나는 신선하고 신비로운 일출광경이 아름답다.
천오백년전 백제시대 때에도 변함이 없었을 풍경을 바라보며
또 다시 새롭고 낯선 풍경을 찾으러 부여로 떠난다.
2008년 3월 8일에
聖地 황새바위
송사리 고분군(무령왕릉)에서의 일몰
공산성의 야경
금강에서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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