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송정바다와 바람개비 축제 본문
송정바다와 바람개비 축제
하얀 망명지
그 後론,
하얗게 비어버린 주머니만
가진 사람이
까맣게 탄 가슴으로 와
하얀 하늘,
하얀 바다,
하얀 겨울 속에 한참이나 머물다가는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하얗게 염색되어 버린 가슴을 안고
돌아가는 하얀 亡命地
송정 바닷가.
살려주마 라는
어떤 계시가 있을 거라는 기대로,
고운 모래바람이 날아
겨울 하늘로 돌아드는 길 참에
넋 놓고 망연히 선 者.
하얀 설움을 치고 도니,
가슴속으로만 스미는 눈물.
다 비어 버린 채,
가난해진 野望과 慾望과 꿈들이
11월의 하얀 바다 속으로
나날이 침잠하여 가고
수척해진 가슴에서만 채 다 털지 못한
미련 하나 남겨 놓았는데,
그 어떤 마지막 所望마져
오늘도 또 아니어서,
갈 곳이 없어져 가는 者의 運命은
하얀 바다, 하얀 時間속으로
속절도 없이 吸入되어가서,
모래城쌓기, 허물기,
조각난 돌 맞추기, 던지기,
발자국 찍기, 지우기로
밤이 오길 기다리는 망명자.
바다새 지나간
하늘가로 흐르는 눈물.
...그래도 나는 내일 또 다시 할겁니다.
...shadha < 고백과 회상 >中 하얀먕명지....
이 글을 쓴 지 벌써 14년의 세월이 흘렀다.
IMF의 여파로 회사가 무너져 갈 때 회사들을 살리려고 몸부림을 치고 또 치다가
지칠대로 지쳤을 때 시내 중심지에 있던 회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송정 바닷가로 달려와서
하염없이 하얀파도가 부서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까만 밤이 오기 기다리다 밤이 오면 다시 돌아서서
해운대를 지나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며 아내와 두 딸들에게 슬픔을 보이지 않으려고
웃음을 보이려 했던 때, 문득 문득 그때가 생각나면 다시 오는 곳 송정바닷가.
그 송정의 죽도공원에 바람개비 축제가 펼처져서 공원 산책로에 바람개비가 돌고 있다.
아픈 추억을 담은 바람개비가 겨울바람에 돌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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