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가덕도 천성항에서의 겨울 산책 본문
가덕도 천성항에서의 겨울 산책
2011년을 보내면서
언젠가부터 나의 한 해의 마지막 마무리와 한 해의 시작은 늘 바다에서부터 시작되는 경향이 있었다.
바다는 내게 아무런 말을 해주지 않아도 나의 가장 좋은 스승이거나 친구처럼 느껴진다.
푸르고 끝없이 넓은 바다는 그 모든 것을 포용해주기 때문이다.
하여 2011년을 마무리하고 2012년을 시작하기 위하여 남해바다가 있는 가덕도를 찾았다.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던 2010년 10월 이후, 다시 건강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살았던 2011년.
봄부터 계획해서 10년만에 제법 큰 설계건을 계약하여 비록 큰 돈이 이익금으로 남지는 않았지만
지난 여름부터 가을, 겨울을 거치면서 일에 열심히 몰두하였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며 이런 저런 건축계획과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현장답사도 많이 다니고
5월부터 설계한 서면 신축건물의 계속된 설계변경과 심의와 허가건으로 마음도 태우다가
12월 23일 건축허가를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득하게 되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어 기뻤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주 일요일마다 도시락을 싸서 산행을 하던 날들과
병원에서 퇴원 후 더욱 돈독해진 아내와 일주일에 한번하는 외식과 쇼핑, 산책,
그리고 이따금씩하는 영화감상으로도 행복했던 한 해.
나의 가족들 모두가 서울, 호주, 부산에서 아무런 아픔없이 한 해를 잘 보낸 것 또한 감사한 일이며 행복이었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갑자기 엄마,아빠에게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하러 왔다며
서울에서 옷 선물들을 들고 온 작은 딸과 커피를 마시며 오랫동안 대화할 수 있어 좋았고
아내와 작은딸과 함께 광복동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도착한 호주의 큰 딸이 택배로 보내온 상자에서 쏱아져 나온 크리스마스 선물들로 하여
어릴 때 명절날 받으면 너무 좋았던 종합선물세트을 받은 것 같은 행복에 가족들의 웃음이 번졌다.
아내와 가족의 소중함이 더 크게 느껴지고, 더 원할 것도 없을 만큼 행복햬던
2011년의 한 해가 그렇게 저물어 가기 시작했다.
하여 가슴에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한 2011년이 될 수 있었다.
가덕도 천성항이 있는 종점에서 한 정거장 앞에 내렸다.
그 고갯길에서 천성 아랫마을로 드는 길목에 푸른 바다가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고갯길을 내려와 심한 추위와 시장끼를 느끼고 점심부터 먹기로 하고
바닷가에 붙어 있고 남쪽, 바다쪽으로 큰 창이 나 있는 횟집에 들어서서 물메기탕을 시켰는데
물메기탕 한 그릇이 13,000원이라고 하여 부산시내에서는 일식집에서도 10,000원이면 먹는데 왜 이리 비싸냐고 물으니
종업원 아가씨는 시내의 물메기탕과는 비교해서는 안된다며 일단 드셔보고나서 판단하라고 했다.
종업원이 가져온 물메기탕을 먹는 순간 그 담백하고 깔끔한 맛,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쾌감이 몰려왔다.
....시내에서 파는 물메기는 거의 암놈이어서 살이 무르고 맛이 없고, 여기 물메기는 숫놈으로 살이 찰짐니다.
우리는 암놈 물메기는 공짜로 줘도 안 먹습니다,
진짜 그랬다......
물메기의 살이 찰져서 쉽게 퍼지지 않고 기가 막히게 맛이 있어서 먹다가 감동하여 눈물이 쏱아질 것만 같았다.
나는 예전에 사업을 털고 난 이후, 술은 아예 입에도 안대지만 맛있는 음식은 찾아다니며 먹는 식도락가이다.
하여 겨울 햇살이 가득히 드는 바닷가 창가에 앉아 바다 풍경을 즐기며 행복한 식사를 즐겼다.
후, 바닷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거가도로 가덕도 휴게실이 있는 곳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산책을 즐기며 2011년을 돌아보던 날이었다.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요 !
천성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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