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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로마의 유화속 소묘 본문

테베레 강변에서

로마의 유화속 소묘

SHADHA 2012. 4. 4. 19:00

 

로마의 유화 속 소묘

이탈리아 로마 역사지구 Historic Centre of Rome 20

세계문화유산 104

 

1

따그락 따그락,
베네치아 광장에서 오랜 시간 동안의 흥정 끝에,
서로 조금씩 손해 보기로 하고 탄 마차.
비아 델 코르소거리의 돌바닥을 차고 달리는 말발굽 소리 요란하고,
고삐를 쥐어잡고, 채찍을 휘둘러 대는
뚱뚱한 털보 마부의 입과 눈이 신이 났다.
.... 빌어먹을... 내가 또 속았군...
꽤나 약은체 한다고
마부가 부르던 요금의 반을 뚝 잘라 흥정을 시작하여
그 半에다 조금 더 얹어 주고 잘 깎았다며, 신이 났었는데..
털보 마부는 나보다 열 배 더 신났다.
그래서 로마의 상인들은 동양인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포폴로 광장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돌바닥과 마주치는 말발굽 소리를 안고,
몇 개의 오벨리스크를 돌아 시원하게 불어온다.

 

 

 

2

바로크 양식의 골목길을 이리저리 헤쳐 돌며
또 다른 알 수 없는 골목길을 접어들 때
거리의 소음들이 조금씩 소멸되며, 나직한 물소리 들린다.
오랜 꿈을 지닌 도시의 골목 어느 한편에서
숲 속의 전경속에서 들을 수 있는 맑은 물소리가,
골목을 접어 들면 들수록 커진다.
크리센 토로 연주되던 음악이 격정적으로 포르티시모가 되듯
열리는 트인 공간
크지 않아도 작아 보이지 않는 황갈색 광장 한 편의 하얀 벽
그리고 밝은 코발트빛 샘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수 앞에 선다

 

 

3

... 로마의 분수를 다 보면 로마를 다 본 것과 마찬가지다.... 라 했던
영국의 시인 셀리의 말을 되새긴다.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건축가와 조각가들에 의해 유행처럼
만들어지던 로마의 분수들.
단순한 분수가 아닌 건축물, 조각품으로서 그 가치를 지니게 된다.
베르니니에서 시도되고, 니콜라 살비에 의해 설계되어
건축가이며 조각가인 판니니와 델라 벨 레에 의해
30년 만에 완공된 트레비 분수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의 교향시 <로마의 분수>
그 세 번째 曲.. 한낮의 트레비 분수... 음률을 따라 걸어본다

 

 

4

세명의 순박한 시골처녀가 성공을 하기 위하여
로마로 와서 트레비 분수에서
그 소망을 기리던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소
그 제목을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초창기 칼라 영화의 낡은 듯 밝은 향수의 색조를 느낀다

로마에서는 어디서나 낯설지가 않다.
영화 속에서, 소설 속에서, 음악 속에서 이미 여기 오지 않고도
수없이 머릿속에서 영상화되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우수에 젖은 런던에서는 한국을 잊었고
낭만의 파리에서는 런던을 잊었으나
로마에서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잊었다.

 

 

5

트레비 레스토랑.

트레비 분수 앞 골목길의 스파게티 전문 레스토랑.
이탈리아의 분위기가 흠뻑 묻어있는 크지 않은 공간.
유머감각이 풍부한 종업원과 루치아노 파발 로티의 흉내를 내며
<오! 솔레미오>를 불러주던 지배인.
딱딱한 껍질 속의 숭숭 구멍 난 부드러운 빵...
이탈리아 빵 와 함께하는 해물 스파게티
싱싱한 각종 해물들과 풍부한 국물, 맵싹 하며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혀끝을 감도는데 질리지를 않는다.
국내의 짬뽕보다 더 한국적인 맛을 주던 스파게티
오래 머물지 않는 여행에서는
두 번을 연속, 같은 식당을 이용하지 말자는 계율을 깨고
다시 찾아가 붉은 포도주 한잔 서비스 곁들여 즐기던 해물 스파게티.

로마!

 

글.......... 2001년 Shadha 씀

사진....... 자료사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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