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영남제일관과 만촌체육공원을 거닐며 본문
영남제일관과 만촌 체육공원
7월의 대구여행 4
줄에 묶인 운명...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람마다 다 각각 다른 태어날 때부터
이미 주어진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으십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우리도 알 수 없는 운명이라는 줄에 묶여 그렇게 주어진 각본과 틀에 의하여
조정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신 적은 없습니까?
무신론적 실존주의의 경향을 추구하던,
그래서 모든 것은 사람에 의해, 사람의 힘으로 개척하고 살아야 한다는 강한 주관을 가졌던 자가
아주 많이 힘들었을 때, 또는 아주 우연히 이런저런예언자들이 해주는 자신의 미래를 들었다.
... 그러나 그것이 당신에게 주어진 운명인걸..
당신이 하고 싶다고, 하고 싶지 않다고 그리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운명....
늦은 오후
대구 금호강변 망우공원의 불타는듯한 숲과 금빛으로 빛나는 나뭇잎들 사이로
선선한 가을바람이금호강을 따라 고모들로 돌아든다.
될 듯하다가도 되지 않고, 되지 않을 듯하면서 되어가는 혼동.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고 꼭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삶 자체를 알 수가 없다.
어쩌면 나의 운명을 나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내 운명의 각본에 따라
나는 그저 주어진 배역의 연기를 하는 연기자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 삶이라는 영화는 많은 제작비를 들인 재미있는 영화다.
처음부터 끝까지 특별한 반전 없이 잔잔히 흐르는 영화가 아니고
절망과 환희
열정적인 사랑과 애절한 사랑
쉬지 않고 계속되는 반전과 역전
반복되는 고난과 평온
전국 곳곳을 돌고, 세계를 도는 국제적인 올로케이션까지...
어쩌면 다른 연기자들보다 훨씬 행복한 배역을 맡은 것 같기도 하지만
고통 또한 남다르다.
난 연기자일 뿐일까?
나 스스로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할 수는 없을까?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작은 감동을 가진
그런 삶의 영화를 스스로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어쨌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내 인생의 영화였으면 좋겠다.
망우공원의 낮은 등성이에 소복이 내려앉아 달구벌 서쪽 하늘에서 마지막 빛을 내며
어두워지려고 하는 가을빛을 배웅하는 나뭇잎들의 모습이 평화 로우나
그 길을 천천히 산책하는 나의 발걸음은 아무래도 쓸쓸하다.
가을이라서 그런가?
내년 가을에 나는 또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나의 운명.
과연 나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
.... <줄에 묶여있는 운명. 2003년 가을 shadha 씀>
2003년에 나는 어떤 사람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망우당공원과 영남제일관이 있는 언덕을 거닐었다.
그 가을에 나는 운명이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산책을 했었다.
10년의 훨씬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예언자들(유명한 운명 철학하는 분들, 영적으로 본다는 보살님들, 큰 스님들)
그분들이 나에게 해 준 나의 운명을 지금 돌아다보면 반쯤은 맞고 반쯤은 틀린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나의 사업에 관한 이야기만 틀리고, 나머지는 거의 다 맞은 것 같다.
물론 나 스스로가 더 열심히 운명을 개척하며 살았어야 했지만....
그 예언가들의 말대로 되었다면 이미 사업에 크게 성공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서
많은 직원들을 거느리며 동분서주 사업을 하고 다녀야 되는데,
지금 나는 버스 타고 기차 타고 한가롭게 여행만 다닌다... 버스와 기차가 크고 좋은 차이긴 하다....
지금 다시 생각한다.
나의 운명은 이미 줄에 묶여있는 운명이 아니고, 누군가가 예언해주는 운명도 아니고,
나 스스로가 현명하게 판단하며 살아가야 되는 것이 나의 운명이라고.....
줄에 묶여있는 운명이 아니고.....
호텔 인터불고 대구
만촌 체육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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