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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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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등나무 군락지 가을 숲속으로
범어사 가을 산책 6
범어사 계곡 큰 바위 틈에서 자란 약 500여 그루의 등나무가
소나무, 팽나무 등의 큰 나무를 감고 올라가 계곡을 뒤덮고 있다.
등운곡,
등나무가 무리지어 사는 계곡을 등운곡이라고 하며 금정산 절경 중의 하나이다.
11월 4일, 수요일.
하늘이 맑아서 단풍따라 찾아간 범어사 산책.
그 이후 한동안 밀려드는 계획 작업 때문에 사진찍으러 가는 산책을 가지 못했다.
몇 건의 프로젝트들을 숨막히는 긴장감속에 추진하여 완료하여 일이 잘 성사 되게 하였으나
아직 단 한건의 프로젝트에서도 답이 없다.
늘 그러하듯,
그 중 규모가 큰 프로젝트 한 건만 성사가 되면 다시 재기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데....
등운곡.
오고 가는 이 아무도 없는 등나무 군락지 산책로 가을속을 걸을 때,
떨어진 낙엽들 사이를 걸으며 깊은 적막감에 젖을 수 있었다.
편백나무의 깊은 숲 속에서 나는 나의 수없이 많이 생각했던 정체성에 관하여 다시 생각했었다.
계곡을 크게 한바퀴 도는 등나무 군락지 산책길에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두려움에 빠져서 차라리 돌아 갈까 하는 생각도 했고,
또 어떤 풍경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는 다양한 심리적 경험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등나무 군락지 숲 속길을 끝까지 돌았다.
지금 내가 사는 삶의 방식과 너무 닮은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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