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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둔치도 조만강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겨울 본문

靑魚回鄕(부산)

둔치도 조만강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겨울

SHADHA 2015. 12. 10. 09:00

 

 

둔치도 조만강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겨울

둔치도 2

 

 

수영로터리 근처의 회사에서 업무 약속이 있어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승강장을 서성거리다가

우연히 벽면에 붙어 있는 <불행과 비극>이라는 김미정 동화작가가 쓴 글을 읽었다.

 

불행과 비극

 

불행이 비극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나와 참 비슷하군요,
사람들을 슬프고 화나게 하니까요."

 

그 말을 듣고있던 비극이 말했습니다.

 

"많이 비슷하죠. 하지만 한가지가 다르답니다."

 

"그게 뭔가요?"

 

"당신은 누구에게나 찾아가지만 전 그럴수없어요.
사람들이 불행을 만났을 때 거기서 멈추면
전 더 이상 다가 갈 수 없답니다
불행이 계속되는 것,  그것이 비극이니까요."


내 속의 불행하다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것,
불행을 멈추어 비극으로 되지 않게 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글...동화작가 김미정

 

둔치도의 북쪽, 남해고속도로쪽에서 진입하게 되는 둔치도의 주진입로가 있는 곳,

둔치마을과 교회, 몇 군데의 식딩들...

낙동강에서 나누어진 조만강이 흐르는 곳.

거기서 부터 조만강을 따라 남쪽으로 돌아 내려가기 시작했다.

예전에 자주 찾던 조만강가의 갈대로 둘러 싸인 작은 공터에 차를 세우고

석양에 물드는 강에 반사되는 황금 노을빛을 보던 곳을 잠시 머물다가 계속 걸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사랑과 믿음으로 서로 화목하게 살아가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느끼는 가족과 가정,

나는 심장병으로 환자같지 않은 환자로 살지만 나머지 가족들은 다 건강하고....

내가 지속적으로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굶지는 않으니, 다행스러운 일이고,

초대형 의류 회사에 다니는 작은 딸 덕분에 계절따라 입을 수 있는 옷들이 옷장에 가득하고,

속으로 신발 만드는 회사 공장 설계를 하는 바람에 K2, 노스페이스, 아이더, 코오롱 운동화도

기능별, 계절별로 신발장에 가득하니 산책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욱 더 고마운 일이다.

고급 아파트도 아니고  평수도 크지 않지만 

아내와 내가 단 둘이 살기에는 안락하고, 최고의 전망을 가진 아파트의 남동향 27층 집.

 

이리 기본적인 의식주는 해결되어 있으니

어떤 어려움이나 고난이 와도 결코 절망해서도 안되고, 그럴 자격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지만 다 털어 먹은 가난한 남편, 아버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 나려는 노력이

매번 무산될 때마다, 실망과 허탈함은 어쩔 수가 없다.

이 사회에서는 경제력이 인격이 되고,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세상이 되어 있으니,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비극이 되지 않도록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