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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둔치도의 고독한 산책 본문

靑魚回鄕(부산)

둔치도의 고독한 산책

SHADHA 2015. 12. 9. 09:00

 

 

둔치도의 고독한 산책

둔치도 1

 

 

낙동강변 둔치도를 걸어서 한바퀴를 돌았다.

6.5 km

 

근처 중곡산업단지에 세워지는 공장의 현장을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하고 난 후,

k부장에게 장락의 둔치 제 2교 다리 앞까지 태워다 달라고 하고 차를 현장으로 돌려 보내고 나서

둔치도의 남쪽 끝 지점에서 동쪽 강변길을 따라 북으로  홀로 걷기 시작하였다.   

 

예전에 마음이 심란한 날에 차를 몰고 둔치도로 와서 아주 천천히 섬을 한바퀴 돌면서

상념에 빠진 날들이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걸어서 한바퀴 도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 산책길에서 만나는 풍경이 아주 특별한 것은 없다.

낙동강과 농가가 있는 풍경, 강변의 갈대와 억새,

어쩌면 황량하기까지 한 풍경속을 거닐며 고독에 빠지고 싶었다.

 

마음이 심란했다.

늘 그래 왔던 일, 그런 절망에 마음이 숙달되어 있어서 그리 심각하게 충격을 받지는 않지만,

마음이 아린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11월 한 달 동안 열심히 작업해서 설계 계약을 눈 앞에 두었던 두 개의 프로젝트가 또 무산되었다.

역시 우리 쪽이 아닌 사업주 쪽의 문제로....

나의 능력이나 실력이 없는 것은 분명하나,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는데....

될 듯 될 듯 하다가 안되는 것, 그것은 나의 심장병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인데

그런 일은 계속 반복된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고,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 고독한 산책길을 걷는다.

....지독하게 운이 따르지 않는다.

 

머라이어 캐리의 <My All>을 들으며 낙동강변 작은섬의 신작로를 걷는 고독한 산책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