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절영해안산책로의 14년 본문
해안의 벼랑에 핀 꽃들을 본다.
그 단애에 핀 꽃들은
모진 해풍과 척박한 바위틈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렇게 주어진 삶의 환경이 아주 모질다고 하여도
스스로에게 주어진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바다의 푸른빛과
하얀 포말의 멋을 뽐내는 파도와
그 바다 빛을 닮은 하늘과 어우러져서
더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음이다.
그것이 생명의 숭고함일 것이다.
....<벼랑위에 피는 꽃들>2007. 7. 20......절영 해안 산책로에서...
이내 비가 올 것이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면 된다.
이미 비보다 더 깊은 물에 빠져 있기에
더 이상 젖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산을 받쳐 들지 않았다.
바위와 절벽을 오르내리며
바다위를 걷는다.
바닷가 자갈을 악기삼아 연주하는 파도와
갈매기들의 노랫소리.
또는 이름모를 바닷새들 까지...
지구는 넓다 ?
나의 시선안에 머무는 지구는 작았다.
마음 비우고 자세히 바라보면 수평선이 포물선을 긋고 있었다.
둥근 지구가 보였다.
동쪽 하늘에서부터 검고 검은 비구름이 바다위를 지나
영도섬의 남쪽해안 절영 해안산책로로 다가올 때까지
그 바다 위를 걷고 걸었다.
피아졸라의 망각의 음률과 함께...
후두둑 후두둑
굵은 빗방울이 온 몸을 다 젖게 할 때까지
그리 걸었다.
바다 위를...
<바다위를 걷다.>2007년 7월 20일..절열해안산책로에서
2007년에 처음 절영해안산책로를 걸은 후, 14년이 지난 2021년 2월28일에 아내와 함께 절영해안산책로를 걸었다.
나 혼자서는 마음이 힘들 때나 걷고 싶을 때 자주 그곳을 찾아서 산책하였으나 아내와 함께 걷는 것은 처음이었다.
남포동 지하철역 앞에서 7번 버스로 환승, 75광장앞에 내려서 해랑길을 걷다가 목장원 앞에서 바닷길로 내려갔다.
대마도 전망대를 지나고 해녀촌을 지나서 바닷길을 따라서 흰여울 해안터널까지 1.2km를 걸어서
제2송도 전망대로 가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가서 전망대에서 흰여울 문화마을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마을 카페<여울>에 들어가서 팥빙수와 슈크림 빵 1개를 사서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쉬던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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