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2022년 광안리해수욕장에서의 프롤로그 본문
걷는 자.
비올라의 잔잔한 선율이 어울리는
어느 겨울의 이른 아침 바다.
손 타지 않은 순결한 물이랑 사이로 스미는
하얀빛.
휘어감은 초록색 머플러 끝자락이 휘날리는 날에,
바닷빛은 하늘빛.
하늘빛은 바다 빛.
그 사이로 흐르는 바람은 슬픈 빛.
차운 바람에 슬긴 이슬처럼
투명한 슬픈 빛 사이로 걷는
슬픈 자.
두렵다.
갈 곳도 없이 나서야 하고,
갈 곳도 없이 떠나야 하는 자가 두려움에 떤다.
걷고,
걷고, 또 걸어도,
그 끝이 외로운 바닷길에서
고통의 끝이 보이지 않는 삶 속에 던져진 자가,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기다리며....
..... 그리고,
그 밑에는 심연이 있다.
아아! 나의 발밑에 있는 이 검은 슬픈 바다.
아아! 운명의 바다.
그 속으로 나는 지금 내려가고 있다.
..... 고통 속으로,
다시없는 캄캄한 어둠의 물결 속으로 까지.
나의 운명은 그것을 그처럼 원하고 있다.
나는 각오 하였노라.........니이체...
해안의 다른쪽 끝에 다다른 자.
걸어온 길로 다시 돌아설 때.
초록색 머플러 끝에서,
바다, 하늘의
애잔한 노래소리.
... 1999년 < 광안리 슬픈 노래 哀歌 >...
1999년 IMF 외환위기로 경제적인 파멸에 직면했을 때, 그 겨울에 광안리 바닷가를 거닐었었다.
그때 심정을 적었던 글이었다.
그리고 그 후 22년의 세월이 흘러서 2022년이 시작되었다.
1999년 이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많은 것을 다 잃고 경제적으로는 가난해졌지만 행복한 삶을 만들고 영위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늘 푸른 겨울날,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시작하여 삼익아파트 단지 해안 산책길을 따라서 걸어서 남천 쌈지공원을 지났다.
광안해변로를 따라서 걷다가 광안대교 아래를 지나서 분포교를 건너서 용호동으로 들어갔다.
고층 더블유 아파트 그림자를 밟으며 용호만유람선 터미널 앞을 지나서 용호만 유람선 선착장인 다이아몬드 베이에 이르는
갈맷길을 아무런 상념없이 걸었다.
.... 내 마음속의 부산.....
그리고 푸른 바다 건너 마리나타운의 고층 건물들과 광안대교를 바라본다.
올해도 욕심내지 말고 바르게 살며, 화목한 가정을 계속 이루어 가자고 다짐해 본다.
그리고 계속 걸어서 손자 손녀들과 가끔씩 놀러 오던 남구 환경 체육공원을 걸으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용호동에 이르는 6km를 기분좋게 걷는 겨울 산책을 즐기며 2022년 푸른 바다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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