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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이중섭, 추억하다 본문

靑魚回鄕(부산)

이중섭, 추억하다

SHADHA 2022. 2. 25. 09:00

 

내가 만난 이중섭.... 김춘수

광복동에서 만난 이중섭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빌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남포동 어느 찻집에서
이중섭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2월 13일 일요일, 아내와 같이 걷기 위하여 집 가까운 곳에 있는 범일동 <이중섭 거리>를 경유하여 산복도로 증산로를 

걸어서 성북고개 웹툰 이야기길을 지나서 증산공원까지 산책을 간다.

나에게 <이중섭 거리>는 한번씩 찾게 되는 노상 옥외 미술관이다.

그곳에 머물며 불행했던 천재 예술가의 삶을 만나고, 애절한 사랑과 살아가는 아픔과 고뇌도 느낀다.

이중섭 그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보고 또 보고 느낀다.

40세에 세상을 떠난 그의 삶이 아프다.....

겨울 찬바람이 가슴에 깊이 스며들고 있었다.

 

....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