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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외로운 날에는 호포역에 내린다 본문

가야의 땅(경남)

외로운 날에는 호포역에 내린다

SHADHA 2022. 8. 12. 09:00

3월 4일, 아직 겨울이 떠나지 않아서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던 날,
부산 지하철 2호선, 부산의 북쪽 끝, 호포역에 내렸다.

 요즘, 나이 탓인지, 내게 주어진 현실 탓인지, 외롭게 느껴지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특히 2월 구정 이후, 초긍정적 마인드로 삶을 영위하고, 스스로 행복 만들며 살려고 하는 내가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만나서 식사를 즐기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하는 측근 지인에게 하소연을 하니,
그는 왜 필요 없이 초조해하느냐며,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이 노후에 살고 싶어 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느냐며,
가족들이 화목하게 살고, 이따금씩 일을 하면 돈도 생기고, 일이 없을 때는 여행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사진도 찍고, 영화도 보고, 음악 듣고, 그림 그리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비싼 음식은 아니지만 먹고 싶은 음식도 사 먹고,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가고...
때가 되면 다시 사업을 재개할 날이 오게 될 테니, 편한 마음으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런데 외롭고 우울하게 느끼는 가장 큰 원인은 아직 한참 일을 하여야 할 때인데
해야 될 일이 없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난 이후 2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
거의 매일 밤 10시까지 야근을 하고, 집에 와서 새벽까지 공부하고 주말에도 거의 출근하고,
심지어는 바쁠 때는 명절 휴일에도 혼자 회사에 나와 일을 하기도 했다.
그때는 남들이 평생 일을 할 시간만큼 열심히 일을 했으니, 나이 들면 나는 편하게 놀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그때, 생각했던 것처럼 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많아도 너무 많이 논다.
노후자금 한 푼 모아놓은 것 없이 다 털어먹고 가난한 채로 노후대책 없이 계속 노니 더욱 그러하다.
할 일이 없다.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 외롭게 만들고, 우울하게 만든다.
그런 날....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부산의 끝으로 가서 양산 호포마을로 들어서서 낙동강변을 따라 물금까지
차가운 바람부는 날, 외로움을 털려고 가는 산책길이었다. 2015년 씀

 

그리고 7년의 세월이 흐른 2022년 8월 3일에 다시 호포역에 내려서 민물 매운탕 맛집이 많은 호포마을로 들어섰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구름이 많은 흐린 날이지만 그래도 30도 훨씬 넘는 날씨에 오늘 7년 만에 호포역에 내린 것은 외로워서가 아니었다.

어제 8월 2일 KBS 프로그램 <생생정보>에서 방송된  5,000원 한우 양지곰탕 맛집 방송을 보고 그 식당 위치를 검색해 보니 부산에서 가까운 양산 증산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내가 쉬는 금요일에 같이 가 보자고 하여서 수요일 8월 3일에 내가 먼저 사전 답사를 가 보기로 하였다.

부산 지하철 2호선 타고 증산역에 내리면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있었으나, 나는 걷는 산책을 목적으로 호포역에 내려 호포마을에서 보리차를 사 들고 폭염 땡볕 아래 황산공원을 낙동강 따라서 물금역까지 걷고, 다시 물금 시가지를 걸어서 양산 증산의 식당<채움식육식당> 가기 위해서였다.

작년 4월에 아내와 메기매운탕 맛집<포구나무집>에 와서 점심식사를 하고 호포카페<보네르>에서 커피를 마시고 잠시 

황산공원을 거닐고 간 적이 있었다.

 

폭염의 여름 오전에 혼자 호포마을을 지나서 황산공원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