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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 현대미술관 토비아스 레베르거 카페와 을숙도 블랙업 커피 본문

靑魚回鄕(부산)

부산 현대미술관 토비아스 레베르거 카페와 을숙도 블랙업 커피

SHADHA 2022. 10. 19. 09:00

 

 

삶을 영위하는 일.
미술관의 뜰에 앉아 그것에 관하여 생각한다.

몇 해 전부터 한 달에 한번 가는,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특별히 바쁜 일정이 없으면 항상 미술관으로 간다.
전시회가 없는 날이면 미술관 뜰에라도 앉아 잠시 머물다가 온다.
그 어느 곳 보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한 달 중 병원에 가는 날, 하루만 나는 아픈 사람이고,
나머지 날들은 내가 아픈 사람이라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아프지 않은 건강한 다른 사람들과 모든 것이 똑같기 때문이다.

인간으로 태어나면 누구나 세월이 가면서 조금씩 죽어가는 과정을 겪는다.
다만 나는 한 달에 한번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뛰는 심장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어쩌면 더 빠를 수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인간 개개인마다 주어진 운명에 따라 정해지는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그렇게 인식하고 남아있는 삶의 시간이 얼마나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내게 주어진 그 삶의 시간안에서 나를 위해
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즐기며, 알고 싶어 한다.

일을 하는 것이나, 음악을 듣는 것이나, 영화를 보는 것이나,
책을 읽는 것이나, 여행을 하는 것이나, 음식을 즐기는 것이나,
사랑을 하는 것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병원에 들러 환자가 되었다가 돌아오는 날에는 미술관이 좋다.
미술관에 전시되는 작품들속에서 늘 새로운 세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동안 살면서 나의 뇌리속에 각인되어 고착된 사실들과 상상력과 지식이
호수에 담긴 침잠된 잔잔한 물과 같다면
미술관에 들러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만든 상상력과 아름다움을 보게 되면
나의 뇌리속에 머물던 사고의 물들이 파도를 치거나 흐르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죽는 날까지 끊임없이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배우고 느끼고 즐기는 것이
나의 生에 대한 의무라는 생각을 한다.

영원한 삶을 꿈꾸던 진시황도 49세에 세상을 떴는데 그 보다 더 오랜 산 나는
나의 심장이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르게 뛴다고 하여 억울하거나 서럽다기보다는
오히려 더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살면서 나 스스로가 나를 혹사시키기도 했지만
꾸준히 스스로에게 행복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으니....

...... 미술관으로 가는 남자 2008년 4월 shadha

 

10월 5일, 을숙도 부산 현대미술관으로 가서 2022 부산 비엔날레 작품들 <물결 위 우리>을 관람하고

미술관 1층에 있는 카페를 돌아 보았다. 

토비아스 레베르거의 작품으로 디자인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현대미술관에서 을숙도 조각공원을 천천히 가로질러서 아내와 가끔 가는 블랙업 커피로 가서 창가에 앉아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꿀고구마 크림치즈 깜파뉴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WAVERS SYMPHONY>2022년 아트맵 프로젝트 책자를 펴 놓고 부산 일원에서 열리는 각종 예술 전시회 일정을 보았다.

 

아직 살아서 건강하게 움직이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여 많이 보고 느끼고 생각함을 계속하고 싶다.

우리의 운명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미술관 토비아스 레베르거 카페

 

을숙도 카페 블랙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