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하얀 이팝꽃이 피는 4월의 산책 본문

告白과 回想

하얀 이팝꽃이 피는 4월의 산책

SHADHA 2025. 5. 2. 09:00

 

 

이팝꽃 피는 4월

하얀 쌀밥처럼
정갈히 피어난 이팝꽃 아래,
바람은 조용히 지난 봄의 이름을 부른다.

4월의 하늘은 어쩐지
눈물 한 점 섞인 듯 투명하고
나는 그 아래
한 줌의 기억처럼 서 있다.

한 계절을 품고도
아무 말 없는 저 나무처럼
나도 오늘은
가만히, 살아낸다.

 

 

4월 29일, 아침 공기가 맑고 하늘은 푸르다.

아파트 뜰로 나가서 가벼운 산책을 시작하였다.

하얀 이팝꽃을 찍기 위해 고개를 치켜 들었더니 가벼운 어지러움을 느꼈다.

 

내 나이 40살 즈음에 들었던 젊은 나이에 요절한 가수 김정호의 노래 중에서 독백처럼 노래하는 부분 중,

...어디가 특별히 아픈 것도 아닌데 요즘 병원에 자주 가게 된다. 라는 대목이 생각난다.

 

어제 4월 28일, 퇴원 한지 일주일 후에 하는 정기 진료를 하고 왔다.

오후 3시 진료 예약이었는데 환자들이 많아서 4시 30분이 훨씬 지나서 진료를 마칠 수 있었다.

병원 갈 때마다 느끼는건데 아픈 사람들이 많기는 많았다.

산다는 것은 아픈 것이다.

아프기 위해 사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태어나서 병으로, 교통 사고로 또는 이런 저런 뜻하지 않은 사고로 세상을 뜨는데,

내 나이 70살에 심장병을 앓지만 아직 평범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일상을 대한다.

그러나 하루 하루 지나갈수록 몸에서 느끼는 느낌은 조금씩 달라져 간다.

몸의 많은 세포들이 병들고 노화되어서 조금씩 죽어감을 느낀다.

 그래서 하루 하루를 마지막 날인 것 처럼 소중하게 대하고 행복하게 보내려고 한다.

 

하연 이팝꽃과 봄 꽃들이 피어있는 조용한 산책길을 걸으며 푸른 하늘을 본다.

그리고 숨 한번 깊이 내쉬어 본다.

 

 

'告白과 回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층층나무 꽃과 수국이 피어있는 뜰 산책  (2) 2025.06.06
2025년 4월에...  (0) 2025.04.21
목련과 함께 봄이 오다  (0) 2025.04.02
돼지국밥의 추억  (5) 2025.02.07
겨울날의 일상  (1) 2025.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