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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담양 죽녹원 본문
담양 죽녹원
竹綠園
사랑은 늘
푸르디 푸르게 서걱일 일이다
눈비 몰아치는 삶의 틈바구니 속에서
가진 것 하나 없이
우리끼리 알몸으로 부대껴야 하는
어둠 깊은 고난이 닥쳐와도
사랑은 가볍게 휘어 휘어지다가
손털고
서로 실한 어깨를 대며
다시 일어서는 대나무처럼
견디고 또 견디어낼 일이다.
그리하여 맑은 향기나는 흙속으로
질기디 질긴 희망의 뿌리 뻗는
실팍한 대뿌리처럼
굳게 살아 옹골찬 죽순을 키울 일이다
싱싱한 잎을 피워
온 세상을 파아랗게 뒤덮을 일이다.
사랑은 늘
푸르게 출렁거리며
빈 가슴으로 만날일이다.
...이상인 <대숲사랑>...
담양의 죽녹원은
담양 향교 뒷산인 성인산을 대나무숲으로 만들어
산책로와 인공폭포, 정자, 생태학습원등을 꾸며 놓았다.
죽녹원에는 산책로마다 다양한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운수대통 길,
죽마고우 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철학자의 길,
선비의 길,
성인산 오름길,
추억의 샛길
죽녹원옆 담양 향교 앞 대나무 식당에서
향교교와 관방제림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대나무 통밥 정식과 죽순회로
늦은 점심 식사를 한다.
전주 여행에서나 백양사앞에서도 그리 느꼈지만
남도 지방의 음식맛은 다양함과 깔끔함에서
그 맛이 으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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