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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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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여행

GRACE05 친구에게 쓰는 답장

SHADHA 2004. 1. 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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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R A C E




친구에게 쓰는 답장

08/25




여우고개 소식에 가슴 가득 뭔지 모를 감동이 애잔하게 퍼진다.

내 느낌이 이 문장으로 잘 표현되었는지...

미쳐 너의 생일 선물을 보내지 못한 것을 지금까지

가슴 찔려하고 있는 나를 면죄시켜 주지 않을래?

일도 작업도 열정의 바퀴를 달고 달려나가는 너를 보니

나도 괜히 힘이 막 난다.

가을.

뭔지모를 새로운 힘을 실어주는 신비한 힘이 있지.

시카고는 그동안 여름답지 않았음을 보상하려는 듯

연일 후덥지근함과 더불어 매미들이 목청껏 울어대고 있다.

추억과 그리움으로 나약해질까봐 가족사진 한장

달랑 가져온 것이 얼마나 후회스러운지...

가끔은 사진이 보고싶음을 해소시켜 줄텐데 말이야.

가까운 옥튼컬리지를 다녀왔어.

가을학기 등록을 위해 복잡한 그곳에서 난 괜시리 열등감에 우울했다.

이민 초보에, 무직업에,

그들의 말도 못알아듣 내 모습이 얼마나 초라했던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을 걱정하고 있다는 남편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저 수강신청에 바쁜 그의 모습만 한없이 부러운 모습으로 바라봤다.

그래도 내게 아직 배움의 열정이 있다는 사실로 스스로 위안을 삼았지.

너도 내가 너무 조급하다 생각하겠지?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곳에 있는 전시장도 둘러봤어.

드 쿠닝 기념관인데 학생들이 전시 준비를 하고 있더라구.

옛날 생각나게 하더군.

며칠밤을 새워가며 전시 준비를 하던...

그래, 네 말대로 우린 새로운 과정을 겪고 있는거야.

어른이 되어가는......

이제 나는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 같다.

전에도 그랬듯

이제는 40을 기다리며 흥분된 마음으로 달려가야겠다.

그때도 후회없이 살았다 고백할 수 있게.

잘있어. 고마운 친구야.


00.8.24 시카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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