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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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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의 운명

오정순20 다름의 매력

SHADHA 2004. 1. 27. 13:19


오 정 순




다름의 매력

11/27




 
다르다.

많이 다르다.

많이 손댄 것도 아름답지만 손대지 않고 어우러진 풍경도 좋다.

비어 있으면 세우고 싶고
세우려면 멋지게 세우고 싶고
세운 것에 질리면 밀어버리고 싶은 우리네의 속성

흥망성쇄의 과정을 겪으며 역사가 이어지는데
우리는 지금 역사의 어디에 무슨 색으로 서 있는가.

서있는 그 공간에 무엇을 채우고 있는가.

아침에 사과 한 알 깎아 먹으며
나의 일부를  사과로 채웠다.
어디에 여름햇살 몰고 들어갔는지
궁굼하다.

나 낮에 발가벗은 나무를 보았다.
내 기억의 어디메에 빈나무 한그루 서있겠지.

나 오늘 부산과 네델란드를 보았다.
그 곳이 이 곳이고  이 곳이 그 곳이
되었다.
기억은 언제 어느곳으로든
다닐 수 있으므로

내가 남이요 남이 내가 되었다.

신은 어눌한 선을 좋아하고
사람들은 날렵한 선을 좋아한다.
신은 다르게 반복하기를 좋아하는데
사람은 같은 것을 반복하기를 지루래 하지 않는 것 같다.

덜 앞서감이 더 신의 손길과 닮았다.

이것은 이것대로
저것은 저것대로
감탄에 감탄이다.
고졸한 풍경
정겨움
내 땅의 풍경이구나.

돌아보면 억울 할 것도
슬플 것도 없다.
만사가 감사이다.
무엇을 감사해야 할지 찾지못할 뿐이다.
고달플 때는 영혼이 정화되는 때이고
부요로울 때는 영혼이서서히 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부요로움을 선택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세월이 내게 가르쳐주었다.
돌고 도는 인생이니 다가오는 나날이란 시간을 축하받고 살라고...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남의 아픔이
내게도 올 수 있다고 이해하고
남의 풍요가 나에게 바람으로 영향을 미친다고도  이해한다.

*    *     *     *     *     *

내 친구가 두번째 위암수술을 마치고
마취에서 깨어난 날, 나는 한국의 어머니에게 몽땅 하늘 상 내리기를 기원했다.
누린 자는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을 것이고 누리지 못한 자는 천상의 상이 기다릴 것이니 억울할  일은 없다.

친구야
잘 이겨다오.  

사드하님 감사합니다.
어떤 사람의 손길은 파괴가 되는데
그대의 손길은 일상의 영양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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