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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정순 62 새벽에 즐기는 맛 본문

줄의 운명

오정순 62 새벽에 즐기는 맛

SHADHA 2004. 1. 30. 11:57


오 정 순




새벽에 즐기는 맛

11/01






이 공간에는 고요와 함께 와야 제 맛입니다.
번잡함을 털어내는 여행 맛을 간접적으로나마 즐길 수 있답니다.
음악이 멋을 얹어주면
나는 뜻을 세워 새 날을 설계합니다.

움직이지않는 빌딩과 펄럭이는 깃발은 언제나 도시 미관을 대비시키며 시각적 효과를 냅니다.

나도 오늘은 살랑대는 실크 스카프를 매고 생동감을 연출해보아야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내게 온 메일 하나 스카프처럼 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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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날카로운 무엇인가가 발바닥에 찔린다. 얼굴을 찡그리고 발바닥을 들여다본다.
피가 나진 않으나 밥알 하나가 존재의 부피를 있는대로 줄이고 방바닥에 투명하게 달라붙어 있다.
다른 밥알들 다 먹히고 씹힐 때 어찌하여 함께 끼지 못하고 떨어졌다가 거기 그렇게 날카롭게 앉아 있는지...
누군가의 발꿈치에서 으깨질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을 때는 '거룩한 성자'로 표현할 수 있겠으나, 수분이 다 증발하고 남의 살에 아픔을 주는 마른 밥알은 적어도 성자의 모습은 아니다.
으깨어져야 할 것이 으깨어지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끝을 확인한 날이다.

- 오정순 수필집 <줄의 운명>중에서 '마른 밥알 하나' 부분

주머니에 넣고 오가는 지하철에서 아하,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흔들리며 읽는 책 한 권

바닥난 쌀통에 시골에서 부쳐온 쌀을 부어놓고 난 뒤의
흐뭇함 같은,


10월의 마지막 날,
여느 날보다 삼십분쯤 일찍 나선 아침 길
낙엽 길을 천천히 걸을 여유가 있어 좋고
그 복잡하던 지하철도,
사람들도 여유가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하루, 한결 넉넉해질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대도 넉넉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 섬진강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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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마다 행복한 곳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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