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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정순 65 흘러가버린 것은.... 본문

줄의 운명

오정순 65 흘러가버린 것은....

SHADHA 2004. 1. 30. 12:03


오 정 순




흘러가버린 것은....

11/25






흘러가버린 것은

흘러가버린 모든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니 아무 것도 돌아오는 것은 없다.
그리워하고 기다린 것을 다시 만난다 하여도 그것은 옛 것이 아니다.

밤늦은 시간 탓일까
오랫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한 탓일까.

방바닥은 작업중, 무질서에 어지럼증이다. 그래도 마음은 한없이 정갈하다.

미처 거두지 않은 컴에 들어와보니
숨이 턱 막힌다.
일시 호흡정지다.
잠시의 죽음이다.
그만큼 나를 압도하는 풍경과 글이다

나는 죽고
사진과 글만 살아
이승에서 발을 뗀듯 황홀하다.

가슴 밑바닥에서 뜨거운 눈물이 온천수처럼 올라온다
아름다운 건축물에 걸린 화분의 꽃처럼 생기나고 기쁨을 주는 글 어디가서 피워본담.

꽃은 꽃대로 한번 피면 그만일 것이고
강물은 흘러 어딘가로 가면 그만일 터이나 이곳의 사진은 시간과 공간을 박제하여 두고두고 같은 것을 보라한다.

좋다
참 좋다.
어서 가고싶다.
생각하지 않고 보기만 하라고 하여도
생각이 밀고들어올 것같은 풍경 속에
내가 서고 싶다.

유치하고
초라하고
천박한 것 모두 버리고
저 산 귀퉁이 조금만 닮아와도 좋겠다.

늘 감사합니다.샤드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