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정 순
흘러가버린 것은....
11/25
흘러가버린 것은
흘러가버린 모든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니 아무 것도 돌아오는 것은 없다. 그리워하고 기다린 것을 다시 만난다 하여도 그것은 옛 것이 아니다.
밤늦은 시간 탓일까 오랫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한 탓일까.
방바닥은 작업중, 무질서에 어지럼증이다. 그래도 마음은 한없이 정갈하다.
미처 거두지 않은 컴에 들어와보니 숨이 턱 막힌다. 일시 호흡정지다. 잠시의 죽음이다. 그만큼 나를 압도하는 풍경과 글이다
나는 죽고 사진과 글만 살아 이승에서 발을 뗀듯 황홀하다.
가슴 밑바닥에서 뜨거운 눈물이 온천수처럼 올라온다 아름다운 건축물에 걸린 화분의 꽃처럼 생기나고 기쁨을 주는 글 어디가서 피워본담.
꽃은 꽃대로 한번 피면 그만일 것이고 강물은 흘러 어딘가로 가면 그만일 터이나 이곳의 사진은 시간과 공간을 박제하여 두고두고 같은 것을 보라한다.
좋다 참 좋다. 어서 가고싶다. 생각하지 않고 보기만 하라고 하여도 생각이 밀고들어올 것같은 풍경 속에 내가 서고 싶다.
유치하고 초라하고 천박한 것 모두 버리고 저 산 귀퉁이 조금만 닮아와도 좋겠다.
늘 감사합니다.샤드하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