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여행
부딪힘이 정말 싫습니다
09/13
모르긴 해도 처음엔 사람과 사람이 부딪혔으리라......
좀 더 큰 짐승을 잡기 위하여 아니면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하여 혹은 더 비옥한 땅을 차지하기 위하여 ......
경계를 나누어 얼굴을 대하는 시간이 얇아지고 제 테두리의 삶을 영위하느라 마음과 마음이 나누어진 이래
이념 때문에 종교 때문에 체제 때문에 영토 때문에 이유를 대자면 한 없이 많은 그 무엇들 때문에 ......
사람과 칼이 부딪히다 칼과 칼이 부딪히고 폭탄이 건물에 부딪히고 이제는 비행기가 거대 도시에 부딪히기까지 ......
문명 사회의 종말을 보는 듯 했습니다. 정말 부딪히는 건 싫습니다. (서로 다르면 다른대로 외면하고 그냥 살아가면 안되나요?) 테러의 결과로 얻을 것은 무엇입니까? 어떤 문제가 해결될까요?
밤 새워 잠을 안 자고 T.V를 시청했다는 학생들은 핵 폭탄이 터지는 3차대전으로 번질까 내내 두려워 하더군요.
누구를 위하여 무엇 때문에 경악할 일들이 자행되어 우리가 이 비참한 현실의 목격자가 되어야 하는지
삶에 충실한 선량한 이웃들을 한 순간에 산화시키는 테러 전쟁, 피의 보복은 지구 위에서 없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떠한 곳인가, 땅에 영원히 기댈 그 무엇도 없음이 허탈하게 느껴지더군요.
부디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에게 피폐한 세상의 참담한 부딪힘은 더 이상 안 보여 주었으면 ......
한없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희생당하신 분들과 비탄에 젖은 모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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