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여행
나의 사랑하는 백조
09/11
나의 사랑하는 백조 황귀환
네가 날아 오던날 내 가슴은 호수가 되었다
물살 흔들리지 않는 수면에 구름무늬의 날개를 접고 은하의 물을 가르던 그신, 꽃잎을 신고 내려앉는 백조여
이 호수엔 전설이 없고 기다리는 상념의 풀들이 눈을 뜬 채 밤과 낮을 지키고 떨어져 내리는 별들도 보석처럼 외로워라
보는것은 즐겁다고 했지만 그러나 순백의 새를 처음보고 나는 비로소 불행이 눈뜨고 있음을 알았거니 그것은 기울어지는 오후의 일
너는 그때부터 계절이 되어 보내고 기다리는 그 이어지지 않는 적막한 사이로 강물이 흐르고 호수엔 물결이 파문짓고 있었다
나는 보았거니 시간의 날개날개 사이에서 내마음 옮겨 놓든 백조 어디론지 날아가고 있는 것을
호수에도 퇴색한 하오가 내리고 노을빛 깃발도 사라져가고 있다 다시 밝아오지 않는 어둠으로 숨기전에 순백의 새 나의 백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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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가 있는 풍경은 순백해서 좋습니다. 같은 새라 해도 백조는 유난히 짙은 순수의 흰 빛과 우아한 자태로 어느 나라, 어느 마을 누구에게도 환영받으리라 ......
아마 제가 스위스 루체른 마을에 들렀더라면 떠나야 하는 자의 아픈 미련 대신에 과감히 머물러 평생 돌아오지 않았을 것 같군요. 틀림없이 그랬을 겁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백조가 있는 풍경, 중세의 도시 모습을 원형 그대로 보존한 풍광 때문만은 아닌.
다음에 스위스 여행을 하게 되면 루체른을 제일 마지막에 방문해 빌헬름텔의 정의와 불굴의 용기를 더듬으며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긴 나무다리 (불 타지 않고 잘 보존되어 다행이군요. 우리나라 목조 건물들은 잦은 전란에 시달리느라 흔적없이 붙 타서 아쉽기만 한데) 를 산책하며
중세도시의 형상이 고스란히 잘 보존된 마을들 그 깊은 역사 속으로 끝없이 스며들어갈 거예요. 중세적 도시를 오래 지켜 오늘에 이르기까지 잘 보존한 것은 견고한 성곽, 석조건축물이기 때문만은 아닌 듯 하군요.
바그너의 선율처럼 아름답게 삶을 누리는 루체른의 사람들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진정 향기로우리라
서둘지 않고 부산스럽지 않음은 영세중립국을 선택한 지혜의 소산에서인지 아니면 알프스의 푸른 정기에 푸욱 담겨져 만약 그것도 아니라면 유서 깊은 훌륭한 민족성인지 (우리도 좀 그래 봤으면......)
shadha님께서는 거기서 어떻게 발길을 돌리셨는지요?
올려 주신 루체른의 지도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행복하게 거닐며 詩와 여행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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