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여행
저도 기차여행을,,,
09/07
기차 여행을 아주(x100) 좋아합니다. 여행이라면 누구나 가슴 설레이게 하는 기차 여행을 아마 첫 손에 꼽을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공항의 화려함, 버스터미널의 번잡함, 여객선 터미널의 대책없이 탁 트인 낭만과 바람기도 그 나름대로의 특색이 다들 있지만 ......
여행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정감엔 뭐니뭐니 해도 기차가 제일이지요.
기차가 있는 풍경은 단순한 일상탈출으로서의 여행이 아니라 삶의 한 가운데로 향하여 삶과 더욱 밀착된 그러면서 삶을 향기롭게 만드는 여행이 아닌가 가끔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철로 중엔 경춘선 중앙선 경전선의 차창 밖 풍경들이 감탄과 시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지요.
저는 경전선의 간이역들을 아끼고 좋아하는데 잃어버린 고향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고 푸근한 어머니 품같기도 하며 러시아풍의 작은 초록 지붕들이 동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소박한 이국정취를 한껏 안겨 주더군요.
스위스의 기차 여행 사진들을 보며 shadha님의 촬영 위치가 몹시 궁금했는데 (마치 날개를 달고 공중에서 찍으신 듯 해서) 스위스의 철도국 홍보 사진이로군요.
우리나라 철도청에서도 기차 여행 사진들을 해마다 공모해 때로는 역에 전시해 두기도 하더군요. 자연경관이 다르니 느낌은 확연히 다릅니다만.
언젠가 학생들과 경남 어느 지역에서 야영을 했는데 낙동강변을 배경으로 깊은 밤에 창마다 밝은 등 하나씩 내걸고 끊임 없이 달리는 밤 기차 풍경이 너무 아름답기도 하고 애틋하여 잠을 안 자고 오래 지켜 본 기억이 지금 납니다.
그런데 말머리의 詩와 여행은 (?) 궁금합니다. 제가 예뻐하는 단어 둘인데 오늘 처음 발견했습니다.
기차 여행을 즐기시는 푸른샘님의 '나를 위해 한 장의 기차표를 산다' 아름다운 글도 이 아침을 상쾌하게 열어 줍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 부풀게 하는 가을에로의 기차 여행 오늘 오후엔 새로이 그 일정을 엮어 보아야겠습니다
-------------------------------- 간이역의 국수
정재희
밤 기차를 타고 싶다.
어둠 저편을 향해 떠나는 밤 기차를
빛과 어둠을 갈라놓는 절망의 길이만큼 사랑하고 말아버린 그대와 함께 밤 기차를 타고 싶다.
기차가 쉬어가는 간이역에서 인연의 질긴 국수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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