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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경주 양동마을 소묘 본문

신라의 숨결(경북)

경주 양동마을 소묘

SHADHA 2005. 11. 2. 22:47

 




경주 양동마을 소묘
출장과 여행





...조금 쉬세요.
이 상태로 정신적인 과로를 계속하면
여러가지 합병증이 올 수도 있습니다...

코안이 헐고 잇몸이 붓고 몸이 가라앉는 듯한
육체적 증상이 나타나 쉽게 가라앉지를 않고
약간의 우울증 증세까지 겹쳐 와 있는 것 같았다.
해야 할 일은 산적하였는데 통 일손도 잡히지를 않는다.
정신적으로 쉬라는 의사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그렇다고 오랜시간을 쉴 수도 없다.

지쳐있는 내 영혼을 쉬게 하는 방법은
혼자만의 자유로운 여행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휴일에 떠나는 여행은 매력적이지 않다.
어느 곳이나 번잡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요일, 일요일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10월 마지막날인 월요일 오전 일찍
차를 몰고 무작정 자유로운 여행길에 나섰다.

운주사, 선암사, 송광사, 낙안읍성 코스도 생각하고
단풍이 한창일 것같은 내장산 일대와
마이산, 지리산으로 돌아서 올까도 생각했으나
곧 광주로 출장갈 계획이 되어있어
그때 틈을 내어 가기로 결정하고 경상도 내륙지방으로
방향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1달에 1/3정도를 현장답사및 브리핑, 협의등으로
출장을 다니고 업무를 마친 다음
시간의 틈이 생기면 가까운 곳을 답사하며
사진을 찍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고
실제 순수한 여행은 아주 드물다.

어쩌면 내게 여행과 출장의 내용은 거의 비슷하나
여행은 일과 시간의 구속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져서
여유로운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 다르다.

푸른하늘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논밭길을 따라
강을 건너고 산을 넘는 국도길.
쇼팽의 피아노 연주곡을 듣기도 하고,
빌리 홀리데이의 재즈도 듣고,
때로는 탱고의 느낌이 강한 라틴 음악도 들으며..

삼랑진,밀양,청도를 거쳐
단풍에 물들어가는 가을 운문사 경내를 산책하고
운문호수를 맴돌 때
가을의 햇빛이 잠을 자러 가려한다.
문득 짧아진 가을의 햇살을 느낀다.

운문호수를 돌아 건천을 지나 경주.
다시 강변길을 따라 안강
그리고 포항에 다다르니 밤이 깊어졌다.

11월1일 아침 8시에 호미곶을 향하여 달렸다.
구룡포 항구의 아침과 호미곶 바닷가에서
동해의 맑은 가을아침 정기를 가슴 가득 마시고
바닷길을 따라 달려서 포항을 지나
양동마을로 들어섰다.

오전 10시
그리고 오후 4시까지 그곳에 머물렀다.
우리의 전통 건축물과 그 자연속에서...






우향다옥

아침식사를 거른 상태로
향단코스와 물봉골코스를 돌고 나니
심한 시장끼를 느꼈다.

양동마을 안에는 식사를 할 곳이 많지 않다.
양동마을의 전통적인 식사를 할 수 있는곳.
우향다옥의 정자마루에 앉아
식사후 돌아볼 양동마을들을 미리 점검하고
평화롭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마을 풍경들을
찬찬히 내려다보며 식사를 시작했다.

반찬의 가지수가 많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정깔해 보였다.
독특하고 깊은맛이 배여나는 구수한 된장찌게.
적당하게 잘 익은 김치.
호박전과 두부전이 입안에 깊은 향을 내고
곱게 숙성된 깻잎조림도 맛깔스럽다.
세가지 나물과 게장조림.
가마솥에서 장작불로 익혀진 밥.
채식위주의 식단이지만
그 토속적인 맛과 풍경을 따라 들어온 맛이 더해져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았다.

행복한 아침겸 점심식사였다.











양동마을로 들어서는 입구의 양동 간이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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