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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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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라의 첼로

아스라84 shadha파이팅!

SHADHA 2004. 2. 8. 20:36


아 스 라



C03



shadha파이팅!

01/12








바쁜 일과 중에서도 동트기 전의 새벽의 푸릇함을 전해주고
忙中閒의 묘미를 일깨워주는 shadha님.

'너의 전생을 알려면 현재 네가 살고있는 모습을 보고,
후생을 알려면 또한 현재 네가 살고 있는 모습을 보아라'
뭐 이런 글귀를 읽고 무서웠었는데
그 두려움을 상쇄시키기라도 하듯 청색의 빛을 던져주시는군요.
감사드리며 shadha파이팅!입니다.

이 시는 제가 좋아하는 황규관 시인의 <미시령을 넘으며>입니다.

미시령에서는 세상의 모든 산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게 동해바다가 깊은 이유라고/
심해의 고기떼가 말하는 게 들리던데,/
가파른 고갯길을 내려가며 나는 두려웠다/
강퍅한 生活에 쫓겨, 비탈진 산과/
깊은 바다가 한 몸이라는 걸/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모든 산이 쏟아질 듯/
설악은 하늘로 솟았는데/
혹여 일생을 걸어갈 길이 이렇다면/
기꺼이 감당할 수 있을까,/
나는 두려웠다/
이 두려움으로 사는 게지 내가 나를 위무했지만/
여기까지 오면서도 아프지 않았던가/
종종 세상의 모든 건/
다 무너져 사라져라 미워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미시령 가파른 길에서/
무너지는 게 두렵지 않은 설악이/
바다를 짙푸르게 한다는 생각에/
입은 다물어지고 대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