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스 라
shadha파이팅!
01/12
바쁜 일과 중에서도
동트기 전의 새벽의 푸릇함을 전해주고 忙中閒의 묘미를 일깨워주는 shadha님.
'너의 전생을 알려면 현재 네가 살고있는
모습을 보고, 후생을 알려면 또한 현재 네가 살고 있는 모습을 보아라' 뭐 이런 글귀를 읽고 무서웠었는데 그 두려움을
상쇄시키기라도 하듯 청색의 빛을 던져주시는군요. 감사드리며 shadha파이팅!입니다.
이 시는 제가 좋아하는 황규관 시인의
<미시령을 넘으며>입니다.
미시령에서는 세상의 모든 산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게
동해바다가 깊은 이유라고/ 심해의 고기떼가 말하는 게 들리던데,/ 가파른 고갯길을 내려가며 나는 두려웠다/ 강퍅한 生活에 쫓겨,
비탈진 산과/ 깊은 바다가 한 몸이라는 걸/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모든 산이 쏟아질 듯/ 설악은
하늘로 솟았는데/ 혹여 일생을 걸어갈 길이 이렇다면/ 기꺼이 감당할 수 있을까,/ 나는 두려웠다/ 이 두려움으로 사는 게지
내가 나를 위무했지만/ 여기까지 오면서도 아프지 않았던가/ 종종 세상의 모든 건/ 다 무너져 사라져라 미워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미시령 가파른 길에서/ 무너지는 게 두렵지 않은 설악이/ 바다를 짙푸르게 한다는 생각에/ 입은 다물어지고
대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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