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Heartz
희다.... 하얗다.... 백색이다....
09/21
하얗다.
좋아하는 색을 물으면 취향대로 다양한 대답을 할 것이다. 게중엔 흰색을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전엔 흰색을 싫어했다. 지금은 별 느낌이 없다. 그냥 그렇다.
흰색을 보고 있으면.. 순진하고 순결하다. 순수하다. 그런게 떠오르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약하다. 연하다. 멍청하다. 띨띨하다. 바보같다. 뭐 그런 것도 떠오른다.
흰색은 영원 불변한 색이 아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색 중에서 흰색은 첫순간 이외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흰꽃도 시간이 지나면.. 먼지끼고 상처입고.. 시들고.. 영양상태가 안 좋거나 유전자의 결합으로 순백색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흰색을 띈 동물도 그러하다. 떼가 타거나 가끔 얼룩무늬를 지니거나...
흰색은 시간을 반역할 수 없나보다. 사람의 흰눈동자도 완전한 백색이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정말 완벽한 흰색은 있을까?
완벽한 흰색을 상상하는 순간 갑갑해온다. 답답하다. 차라리 오물이 껴있는 흰색. 약간 누리끼리한 흰색이 맘 편하다.
집도 그러하다. 어느 집을 방문해서.. 정말 완벽하게 정리가 되어 있고... 전혀 흐트러지지 않은 집은 오래 머물 수가 없다. 사실 오래 머물라고 부탁해도 폐 끼치는 게 싫어서 그러진 않겠지만... 약간은 흐트러짐도 있어야지 사람사는 것 같다.
실수를 전혀 모르는 사람. 실패를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람. 좌절을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에겐 향기가 없다. 그런 사람은 그 완벽한 흰색같다. 숨막히는 그 완벽함.
내가 오점 투성이라서인지... 그런 완벽함 앞에 있으면 숨이 막힌다.
그래서인지.. 난 흰색보단... 누런 광목색깔이 더 마음에 든다. 더 정감있고.. 사람냄새도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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