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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운주사의 멋과 풍경 본문

풍경소리 (山寺)

운주사의 멋과 풍경

SHADHA 2005. 12. 14. 22:57

 

 

 

운주사의 멋과 풍경

풍경달다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정호승 <풍경달다>






운주사에 겨울 아침 안개가 자욱했다.
광주에서 첫 차를 타고 구불구불 덜컹덜컹
낡은 버스를 타고 시골길 달려갔다.

앉거나 서거나 �거나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앉는 불상들이 많기도 했다.
안개 걷히고 하나하나 들어나는 그들의 몸집은
아담하여 정겨웠고 웃는 얼굴은 하나같이 소박했다.
넓은 마당 확보하지 못한 채 긴 골짜기 따라 좁게 이어진
앞마당은 가난한 백성들의 옹색한 삶을 닮았다.
그래서 더 마음이 편했는지 모른다.
내세울 것 없는 나와 닮은 절이다.
..........


...미-----루님.






운주사라는 절을 전혀 알지 못했다.
지난 3월 푸른샘님의 칼럼에서 운주사를 읽고 나서야
그 산사를 꼭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을 담았었다.
그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도 지나고
겨울이 되어서야 운주사를 찾아 갈 수 있었다.

12월 9일 금요일 밤
광주에서의 해물찜의 저녁 만남이 약속되어져서
토요일 운주사로 가겠다는 결정을 하고 부산을 떠났다.
서해안과 호남지방에 눈이 많이 내린 뒤라서
눈길 운전에 취약한 부산사람 미리 겁을 먹고
<몇년전 전남 고흥 눈길에서 심한 고생을 한 기억 때문에>
고속버스편으로 광주로 향하여 갔다.

토요일 이른 아침
광주 광천터미널에서 화순군내 낡은 버스를 탔다.
미---루님의 운주사 겨울 여행 발길 그대로
구불구불 덜컹덜컹 시골길 달려갔다.

운주사의 바깥 첫 손님으로 들었으나
겨울 해가 동측 낮은 산등성이에 가려
햇살이 아직 산사에 들지 않아 답사를 보류하고
우선 부처님께 삼배로 인사부터 드리고
산사내 전통찻집에 들어가 젊고 친절한 보살님이
따스한 마음과 함께 내어준 따뜻한 쌍화차 한잔
그리고 잘 익은 붉은 감 하나.
장작불 난로곁에 세워진 낮은 통나무 의자에 앉아
햇살이 산사로 들 때까지 차가워진 몸부터 녹였다.

특히 겨울에 운주사라는 절을 올 때는
승용차를 타고 오는 것보다 군내 낡은 버스를 타고 오는 것이
훨씬 더 운치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국도변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일주문까지 걷고
일주문에서 남북으로 긴 석탑 길,
하얗게 눈 덮힌 앞마당 길을 걸어 왔기에
젊은 보살의 따뜻하고 소박하며 친절한 미소와
나무냄새가 절묘한 장작불 난로의 따뜻함.
그리고 쌍화차의 향이
새하얀 겨울의 가슴속으로 깊이 스며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운주사로 다가 갈 수 있게 길을 열어주신
푸른샘님과 미----루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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