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ITALY R O M A 2004
지중해의 푸른빛
Armindo Lopes의 풍경

폐허에 오래 서있노라면
신기루처럼 나타난 한 줄기 눈부심을 볼 수 있다.
햇살이 맴도는 듯 강렬하고 현기증 나는 순간
무책임한 환상은 살짝 할퀴듯 가슴을 스친다.
그런 차이다.
달리던 길에서 쭈욱 후진하여
스스로 유폐의 세계로 걸어가는 이에겐
괴로울 권리와 즐거울 의무가 있음이다.
푸르스름한 어둠의 시간 속으로 잠수하며
세상으로 향하는 모든 촉수를 접어버린 말미잘처럼
삶의 온갖 부박한 티끌을 불어내 버린다.
온몸의 습기를 비워 내버린 후,
恐慌상태의 마른 화병 속을 꽉 채워줄 사랑을
불가사리 모양의 내 왼손은 기다린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새벽,
가파르지도 편평하지도 않은 길,
급하지도 서두르지도 않는 걸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그대,
그리고
넘치거나 모자라지도 않은 사랑.
아직
강은 깊고 깊은만큼 고요하다.
...< 폐허에 오래 서있노라면> 푸른샘님....






테베레 江을 건너
바티칸 市國으로 갑니다.
photo....Armindo Lopes
To the Gypsies - Alex 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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