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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봉황대 봄길 본문
봉황대 봄길
김해 봉황동 유적지 산책
봄은
봉황대 조개무지 구릉의
황세바위로 다가와
흐드러지게
노닐고 있다.
어느 때부터 인지
4월이면
한차례 봄비에
다 떨어져버리는 벚꽃잎처럼
사르르 사르르
내 가슴속을 텅 비어버리게 만들어
그 서러움에
봄이 오고 가는지도
알지 못하게 했다.
하여
황세장군과 여의 낭자의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랑의
오랜 전설이 남아있는
숲길을 거닐며
봄곁에 머물고 싶었다.
구릉의 깊지 않은 숲속에
서둘러 봄을 마감하는
꽃잎들의 짧은 흔적위로
봄바람이 불고
이 나무가지 저 나무가지마다
숨은 새들의 노래소리에
화려한 환생을 기다린다.
그리
온 듯 싶지도 않았던 봄이
벌써 떠나려 서둘러 채비하는
봉황대 기슭을 산책하며
겨울은 길고
봄은 왜 이리 짧은 것일까하는
상념에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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