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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최참판댁의 가을 본문

가야의 땅(경남)

평사리 최참판댁의 가을

SHADHA 2006. 10. 10. 19:54

 




평사리 최참판댁의 가을

하동 평사리 <土地> 2







사랑의 앞뜰에는 햇빛이 화사하게 비치고 있었다.
돌담 용마루 높이만큼 키를 지닌 옥매화,
매초롬한 회색 가지를 뻗은 목련, 삼화에 석류나무,
치자나무는 마치 봄날의 햇빛을 받아 노곤한 것처럼 보였으나
이미 순환은 멈추어졌을 것이며,
메말라 버린 나뭇잎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잎을 추려 버린 파초 역시 누릿누릿 시들고 있는 것 같았다.

긴장하여 땀이 나는 손을 잡고
마주 보고만 있던 아이들은 결심을 하고,
치수가 기거하는 방 앞에까지 간다.
목소리를 가다듬은 봉순이

"나으리 마님, 애기씨께서 문안 오�습니다.
마님께서 문안드리라 하시어 오�습니다."

몇 번이나 입 속으로 굴려 보았던지 줄줄 외듯 나왔다.
방 안에서 밭은기침 소리가 났다. 기침이 멎은 뒤,

"들어오너라."

음산하게 울리었다.
신돌 위에 작은 신발을 나란히 벗어 놓고 서희는 마루로 올라간다.
서희의 얼굴은 해쓱해져 있었다.
봉순이 열어 주는 방문에서 서희가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
방금 일어나 마주했는지 치수는 서안(書案) 앞에 앉아 있었다.
아랫목에 깔아 놓은 이부자리는 반쯤 걷혀져 있었으며,
벼룻집의 벼루랑 연적, 붓, 두루마리에 먼지가 뿌옇게 앉아 있었다.
문갑 위의 상감청자 향로와
아무렇게나 쌓아올려 놓은 서책 위에도 먼지는 뿌옇게 앉아 있었다.

"바깥 날씨가 차냐 ? "







土地의 주무대 <최참판댁>은

소설 전개의 중심축이 되는 별당채,
별당아씨가 최지수의 이복동생 구천이와 야반도주하여
소설의 표면적인 사건이 시작되는 공간.

어린나이에 가문을 지키기 위해 조준구와 투쟁속에서도
굶주림에 허덕이는 마을사람들에게 곳간을 열어주었던
기세 당당한 서희의 모습을 보였던 중문채

마지막 당주 최치수가 거주했고, 최참판댁을 차지한
조준구가 잠시 기거하기도 했으며
독선과 아집으로 냉소적이며 회의적인 최치수가
이동진등과 시류를 나누던 장소인 사랑채

윤씨부인, 조준구, 서희순으로 극의 전개과정과 일치되는
상징적인 공간인 안채

당주 최치수가 은둔했던 공간으로
결국 당차고 요망스러운 귀녀와 얼치기 양반 김평산의
계략에 의해 교살당하는 비운의 장소인 초당

그 당시 민중의 생활과 계급구조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김환과 김길상이 거주하던 공간인 행랑채

문간채와 사당, 뒷채로 형성되어 있다.



별당채















중문채







사랑채













안채









초당 가는 길







행랑채







별당채에서 본 문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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