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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섬진강과 화개장터 본문

가야의 땅(경남)

섬진강과 화개장터

SHADHA 2006. 10. 15. 18:53

 




섬진강과 화개장터

하동포구 팔십리







전라도나 경상도
여기저기 이곳 저곳
산굽이 돌고 논밭두렁 돌아
헤어지고 만나며 아하,
그 그리운 얼굴들이
그리움에 목말라
애타는 손짓으로 불러
저렇게 다 만나고 모여들어
굽이쳐 흘러
이렇게 시퍼런 그리움으로
어라 둥둥 만나
얼싸절싸 어우러지며
가슴 벅찬 출렁임으로 차오르나니
어화 어화 숨차
어화 숨막히는 저 물결
어화 어기여차
저 시퍼런 하동 포구

....김용택 <섬진강>....











화개장터와 역마







화개장터의 냇물은 길과 함께 세 갈래로 나 있다.
한 줄기는 전라도 땅 구례에서 오고
한 줄기는 경상도 쪽 화개골에서 흘러내려,
여기서 합쳐서 푸른 산과 검은 고목 그림자를 거꾸로 비춘 채,
호수같이 조용히 돌아, 경상 전라 양도의 경계를 그어주며
다시 남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섬진강 본류였다.

...장날이면 지리산 화전민들의
더덕,도라지,두릅,고사리들이 화개골에서 내려오고,
전라도 황화물 장수들의 실,바늘,면경,가위,허리끈,주머니끈,
족집,게,골백분 들이 또한 구렛길에서 넘어오고,
하동길에서는 섬진강 하류의 해물 장수들의
김.미역,청각,명태,자반조기,자반고등어들이 들어오곤 하여
산협(山峽)치고는 꽤 은성한 장이 서기도 하였으나
화개장터의 이름은 장으로 하여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역마(驛馬)

역마의 무대이자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도 널리 알려진
화개장터는 전국의 3대 장터로 꼽혔다.
광양 구례의 풍부한 농산물이 넘어오고,
남해와 하동의 풍부한 해산물이 모여 들었던 화개장터는
역마의 주인공들처럼 장사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장이 서지 않는 날일지라도
인근 고을 사람들에게 그곳이 그렇게 언제나 그리운 것은,
장터 위에서 화갯골로 뻗쳐 앉은 주막마다
유달리 맑고 시원한 막걸리와 펄펄 살아 뛰는 물고기의 회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주막 앞에 늘어선 능수버들 가지 사이사이로 사철 흘러나오는
恨많고 멋들어진 춘향가 판소리 육자배기들이 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게다가 가끔 전라도 지방에서 꾸며나오는 남사당 여사당
협률 창극 광대들이 마지막 연습 겸 첫 공연으로
여기서 으례 재주와 신명을 떨고서야 경상도로 넘어간다는
한갓 관습과 전례가 <화개장터>의 이름을 더욱 높이고
그립게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역마>의 서두에 나오는 화개장터 묘사 부분이다.
소설 속 화개장터의 분주함은
도로와 교통의 발달로 이제는 거의 사라지고,
벚꽃관광지로서 각광을 받는 곳이 되었지만,
여전히 화개장터를 찾는 사람들은 옛 장터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역마>의 남자 주인공 성기는 역마살이 끼여 있다.
집을 떠나 객지로만 떠돌아 다녀야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역마살을 눌러볼 심산으로 그는 화개장터에서 술을 파는
어머니 옥화를 떠나 근처 쌍계사에서 중노릇을 했다.
외할머니는 남사당패와 단 한 번 만나 옥화를 낳았고,
어머니 옥화는 떠돌이 중과 인연을 맺어 성기를 낳았다.
성기는 장이 서는 날에는 장터에서 책장사를 하기도 했다.
어느 날 체장수 영감이 과년한 딸 계연을 데리고 주막에 와서
당분간 맡기고 어디론가 떠난다.
성기와 계연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알고 보니 체장수와 옥화는 부녀지간이었다.
이모와 사랑을 나눌 수 없게 된 성기는,
계연을 구례로 울며 떠나가게 하고 그는 심각한 병에 걸린다.
병이 회복되자 성기는 옥화에게 엿판 하나만 사 달라고
부탁을 하여 역마살에 따라 하동을 향해 방랑의 길을 떠난다...

하늘이 푸르른 날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떠나야 하는 나도
성기처럼 역마살이 끼었나보다...













































화개마을 茶 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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