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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그 영혼의 푸른 불꽃 본문

靑魚回鄕(부산)

그 영혼의 푸른 불꽃

SHADHA 2006. 12. 6. 09:24

 




그 영혼의 푸른 불꽃

아시아드 조각공원







....만사에 나는 저 참을성 있는 기다림,
준비 없는 상태에 기울어지는 성향이 있소.
키에르 케고르에 따르면
이 점에서는 새들이 우리를 앞서 있다고 하오.
온 인내를 다하고
<장애는 격정을 불러일으킨다>는 말을 명심하고
맹목적으로 기꺼이 해나가는 나날의 일

이것은 매일 밤마다 우리를 손아귀에 넣어
간수하려는 하느님의 소망을 가로막지 않고,
빈틈을 남기지 않으며
우리들과 마찬가지 그의 손에 들어가 있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지 않으면서
이 종잇장들을 메울 수 있는 오직 하나뿐인 섭리요.....

얼마 전에 클레르가 불쑥 이런 말을 하더군.
....선생님은 이름을 날리고 부자가 되실 거예요....
(내가 온갖 쭉정이로 말미암아 몹시 상심하고 있던 날
하필이면 이런 말을 하지 않겠소)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 영혼의 푸른 불꽃>중...
<온 인내를 다하고, 맹목적으로 해나가는 나날의 일...>







....옷을 그렇게 입고 춥지 않습니까 ?
....괜찮아, 왜냐면 나의 심장이 얼어있기 때문이야.

하늘이 푸른 차가운 날.
아직 겨울 맞을 준비를 하지 않은 옷차림으로
차가운 푸른 하늘에 빠져
아시아나 조각공원을 가볍게 산책을 했다.

산책이나 여행은
우리의 삶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침에 출근하여 종일 사무실에 머물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종일 집에 머물면
하루는 금방 지나가 버린다.
그러나
여행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
그보다는 시간의 흐름이 훨씬 다양하고 더디게 감을 느낀다.

그 산책으로
몸은 차갑게 얼어 버렸으나
마음은 한결 가볍게 풀려 있었다.
나를 괴롭히는 쭉정이들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었다.

내 사무실 방으로 돌아와
전기난로를 피우고 따스한 차를 마시며
햇살 밝은 창쪽으로 향하게 의자를 돌리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 영혼의 푸른 불꽃>을 읽는다.
햇살 맑은 겨울 이른 오후에는
그리 책읽기가 좋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1907년 9월16일 월요일.
파리 제 6구 카셋트 街 29번지에 머물던 그도
지금 나와 같은 고뇌에 빠져있음을 느낀다.

...삶이란 다 그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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