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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 코모도 호텔 소묘 본문
부산 코모도 호텔 소묘
때를 기다리라
때를 기다리라
기다리는 것도 일이니라.
일이란 꼭 눈에 띄게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지.
이런 일이 조급히 군다고 되는 일이겠는가.
반개한 꽃봉오리 억지로 피우려고
화덕을 들이대랴,
손으로 벌리랴.
순리가 있는 것을.
- 최명희의《혼불 1》중에서 -
부산港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영주동 언덕위에
오래된 성채처럼 올라 앉은 호텔 코모도
지나치게 고층화된 한옥風 콘크리트 건축물이
을시년스럽다 못해 음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코모도 호텔의 외관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 전통적인 외관을 표방하는 건축물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하여서는 안된다.
아무리 모양을 내고 다듬어도 그 맛이 나지를 않는다.
그래서 우리 전통 한옥 건축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 코모도 호텔을 1년에 몇 번은 가게 된다.
외지에서 오신 손님들이 코모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코모도 호텔의 외관은 다소 을시년스러우나
실내 디자인은 비교적 한국적인 멋을 살리려고
의도한 흔적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약속시간보다 먼저 도착하는 습관을 가진 나는
그 공간속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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