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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晩 秋 본문

靑魚回鄕(부산)

晩 秋

SHADHA 2006. 12. 4. 00:02

 




晩 秋

백양산 기슭에서







晩秋 !

나의 生이
이대로
晩秋에 드는가 ?

나의 육신은 꾸준히도
아직 여름이거나
가을 초입이라 믿건 만은
속절없이도 흘러가는 세월이
이내 晩秋로 들 것이라
눈치도 없이 귀띔한다.

내 生의 봄은
온실이거나 꽃밭 주위 묘목이 아닌
낮은 산등성이에서
한 알 씨앗의 생명으로 태어나
때로는 모진 비바람에,
때로는 거친 눈보라속에서도 살아남아
충분하지는 않지만 때때로
가슴을 덥혀주는 햇살을 받으며
그르지 않게 크는 나무로 자랐다.

내 生의 여름은
열정적이고 찬란하게 가지를 펼치고 숲의 일원으로서
손색없는 나무의 꿈을 펼쳤으나
느닷없이 불어온
늦여름의 태풍으로 뿌리채 뽑혀버렸다.

내 生의 가을은
푸른빛의 하늘아래에서
희망 하나로
뽑혀진 뿌리를 새로운 땅에다
다시 심어놓고
가지들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안간힘을 다했으나
그 가지가
쉽게 뻗어나가지를 못한다.

더한 욕심도 없고
더한 소망도 없이
그저
새로 자라난 가지에 잎사귀가 달리고
그 잎사귀가
흐드러지지는 못해도
소박하지만 화사한 단풍으로
그 生을 뽐내보고
겨울 맞기를 원했으나

단풍 빛 한번
아직 제대로 내보지 못했는데
벌써
晩秋의 初入에 들었다 한다.

이리
낙엽진 땅에 잎사귀 한번 펼치지도 못한
나무로 晩秋를 넘긴다면
남은 나의 生 부끄러워
길고도 짧은 내 生의 겨울을 어찌 버텨낼까 ?

나의 生이
이대로
晩秋에 드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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