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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망각과 가슴에 핀 봄꽃 본문

靑魚回鄕(부산)

망각과 가슴에 핀 봄꽃

SHADHA 2007. 4. 4. 22:59

 




망각과 가슴에 핀 봄꽃

아스토르 피아졸라 < Oblivion >





그 봄 날 깊은 밤에
나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음악속을 헤메고 다녔다.
그리고는 Oblivion <망각>을 찾아
듣고 또 들었다.
그 Tango의 음률속에서
은은히, 또는 아련하게 혹은 간절하게,
아직도 차거운 나의 가슴속에서부터
봄빛이 꽃을 피우길 원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게 아름다운 곡 <몰도바>를 알게 해 주었던 사람이
또 하나의 선물을 예시하여 준 것이였다.
한 곡의 음악이
때로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있고,
때로는 마음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참담하게 우울한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그날 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Oblivion이
마법처럼 나를 행복감속으로 빠지게 하고
진통제처럼 가슴에 응어리진 아픔들을 삭혀갔다.
그리고는 그 차갑던 가슴에
봄빛들이 환상처럼 피어남을 느껴야 했다.
그 봄빛들이
이내 분홍빛 진달래로 피고
수줍은 듯 노오란 개나리가 되고,
이제 막 만개하려는 화사한 벚꽃이 되고
봄비에 젖어 떨어진 붉은 꽃잎들이 되었다.

하여,
아침이 오고 해가 다시 떴을 때,
나는 가슴을 활짝 열고
털어 낼 것은 먼지 털듯 다 털어내고
봄꽃들을 만나러 갔다.
Oblivion의 음률을 따라 산길을 걸으며
신선한 봄을 만난다.

홀로 봄 숲길을 걸으면서
수십번도 더 가슴에다 되새긴 것은
감사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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