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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계수나무 고갯길 본문
계수나무 고갯길
해운대 달맞이 고갯길에서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해운대의 달맞이 길에는
61그루의 계수나무가 있다.
달을 가장 가까이 맞이 할 수 있는
고갯길이여서 그런가보다...
나는
하늘과 대화를 하고 싶을 때는
달맞이 고갯길로 간다.
7년전
나의 양쪽 어깨를 짓누르던 짐을 다 내려놓기로 한 날
1998년 12월 31일
제일 먼저 이리로 달려와
하늘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달맞이 언덕길은
하늘과 대화하기에 가장 가깝고 좋은 곳이다.
하늘이 푸른 동해바다에 담겨져 있고
수평선과 맞닿아 있으며
하늘이
가장 순수한 얼굴로 쉬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 때 나는 이미 고인이 된 김현식의
<바람인 줄 알았는데>의 배경음악에 깔린
그의 독백을 녹음하여
드라이브를 할 때 듣고 다닌 적이 있다.
...오늘도 병원엘 갔다.
특별히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한번 가게 되니 자꾸 가게 된다....
나도 그처럼 한번 병원에 가게 되니
벌써 6년째 한달에 한번 꼭 병원엘 간다.
어디가 특별히 아픈 것도 아닌데
이제는 습관처럼 간다...
그리고는 하늘과 대화하려고 그 언덕길을 올랐다.
하늘과 바다가 계수나무뒤에 숨어
하나의 빛깔로 겨울 휴식을 하는 사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아직도 더 열심히 살아야 되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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