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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해운대 바다와 해물스파게티 본문

靑魚回鄕(부산)

해운대 바다와 해물스파게티

SHADHA 2007. 5. 26. 10:25

 

 

 


해운대 바다와 해물스파게티

달맞이 고개 <언덕의 집>에서





하얀 천정을 보고 누워 있었다.

간호사가 나의 팔에다 주사기를 꼽는 순간부터
나는 아무 생각없이 하얀 천정만 보고 있다.
낯설다.
내가 설계한 병원이고,
이미 7년동안 한달에 한번은 꼭 치루는 일이지만
늘 낯설다.

하얀 천정에 달린 하얀 형광등 불빛속에서
문득 로마의 트래비 분수의 하얀벽이 떠올랐고,
그 트레비 분수곁에 있는 트레비 레스토랑의
토마토 소스 해물 스파게티의 환상적인 맛,
그래서 로마에 머무는 동안 자주 들르게 되었는데,
병원의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그것이 떠올랐다.

병원을 나서자 바로 해운대 달맞이 언덕으로 올랐고,
아주 오랫만에 통나무집인 언덕위의 집 창가에 앉아
토마토 해물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지중해의 바다풍경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해운대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따뜻한 마늘빵을 한입 베어 물었다.

시간은 끊임없이 지나가는데
그 아까운 시간들을 번민 등으로 메워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새우와 조개살을 뜨겁고 새콤달콤한 토마토 소스에 듬뿍 묻혀
한입 가득 넣고 그 맛을 즐기니
수없이 많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내 육체적인 병보다 더 많이 아픈
마음의 병을 털어내어야 한다는 생각,
어떤 희망과 어떤 그리움들...
구름 많은 흐린 날씨로 바다 풍경은 맑지 않았으나
낭만적인 음률의 < Moliendo Cafe >와
바다를 향한 베란다 꽃풍경이 어우러져서
나의 눈에 비치는 해운대 바다는
점점 선명하고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Moliendo Cafe/Mariette Bod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