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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가을날 해 질 무렵 동성로에서 본문

大분지에서(대구)

가을날 해 질 무렵 동성로에서

SHADHA 2007. 11. 2. 20:51

 




가을날 해 질 무렵 동성로에서

대구 동성로, 중앙공원, 국채보상공원 산책





이내 가을의 밤이 도심에 내려 앉으려 할 무렵,
나는 대구에서의 업무를 마치고도 부산으로 내려가지 않고 있었다.

누구, 만날 사람도 없고,
어디, 딱히 가야 할 곳도 없고,
바람은 꽤나 쌀쌀하게 불어와 가슴을 파고 드는데,
나는 그저 집시처럼 대구 중심가 동성로를 헤메고 다닌다.
가을이기 때문일까 ?
아직 부산까지는 내려오지 않은 단풍과 낙엽때문일까 ?

동성로,
총각이던 시절의 겨울날,
부산총각이 대구처녀와 학교에서 눈이 맞아 친구중 처음으로 결혼하게 되던 때,
친구들과 함을 지고 대구로 올라와 푸짐하게 대접받고
함값으로 받은 돈을 들고 눈내리는 동성로의 밤거리를 돌며 얼큰하게 취하여
기분좋게 놀던 그 겨울밤 이후
오랜 세월을 두고 동성로에는 이런 저런 사연과 추억을 남겼다.

동성로의 동쪽끝에 자리잡은 국채보상공원과 중앙도서관에서의 가을 산책,
밤으로 접어드는 동성로 골목들을 이리 기웃, 저리 기웃거리다가
낙엽지는 중앙공원 벤취에 앉아 가을의 풍경을 즐긴다.

대구 도심의 그 가을풍경을 앞에 두고 홀로 거닐 때
내 마음속 어디선가에서 부터 또 이 음악이 흘러 나온다....Moldova
그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것이
그리움으로 내 가슴속에 자리를 잡은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