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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낙동강변으로 흐르는 유채꽃 본문
낙동강변으로 흐르는 유채꽃
창녕 남지 낙동강 유채꽃 축제에서
남지로 가는 길에
어머니의 고향 칠원을 지난다.
어머니 손을 잡고 비포장 시골길에 내려서면
떠나는 버스가 뿌리고 가는 흙먼지를 덮어쓰고
외할머니댁으로 가는 길.
작은 개울을 따라가는 시골길을 걷고 또 걸어서
작은 산등성이 하나 허리 감아돌듯 돌아서면
끝없이 펼쳐진 숨겨놓은듯한 넓은 평야가 보이고
먼 이웃마을 가는 길과 어머니 고향마을 가는 길목에
덩그러니 작은 섬처럼 자리잡은 외할머니댁.
개울에 발 담구고 벗은 고무신으로 작은 고기 잡던 날.
콧구멍으로 드는 연기가 아무리 매워도
아궁이에 불지피는 외할머니 곁에 열심히 앉았다가
마술처럼 잿속에서 꺼내주는 밤고구마를 받아쥐고 웃던 얼굴.
어머니와 논두렁길을 지나 집성촌의 집안어른들 인사하러 가면
대청마루끝 부엌으로 드는 다락장에서 꺼내어 건네주시던
병 사이다의 알싸한 향의 시원한 맛을 잊을 수가 없고,
겨울방학,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뜨겁게 지펴놓은 방안에 앉아 남쪽으로 향해 난 창호지 문에
호기심으로 손가락에 침묻혀 구멍을 뚫고 눈을 가져가면 보이던
하얀 수채화같던 시골풍경.
추억의 고향이 된 어머니의 고향을 지나
남지 철교가 보이는 유채꽃밭에서 어머니를 생각한다.
낙동강변을 밝은 황금빛으로 덮은 유채꽃밭에 홀로 서서
가슴으로부터 사랑과 자애를 남겨주시고 떠나신
어머니의 고운 얼굴과 미소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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