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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작은 산사로 드는 부처님맞이 본문

풍경소리 (山寺)

작은 산사로 드는 부처님맞이

SHADHA 2009. 4. 30. 17:24

 

 

 

 

작은 산사로 드는 부처님맞이

 

고원견산 안국사, 법천사, 보각사

 

 

 

 

 

 

    봄 햇살이 작은 산사의 마루에 가득 내려 앉고
   여기 저기서 온갖 새들의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쉽게 여러가지 고뇌를 털어내지 못하는 우매한 중생의 우문에
   나이드신 스님이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며 입을 여셨다.
   ....마음을 더 비우세요.
   가슴에 불이 가득차 있는데, 아프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지.
   심장에 火가 너무 많아....
   ....스님 제가 무엇을 더 비워야 합니까 ?
   ....無盡, 다하여 아무 것도 없는, 마음의 티끌까지도 털어내세요.
   ....스님, 저는 스님이 아니라 일반 중생인데 어찌 그리하라 하십니까 ?
       욕심을 가득 가슴에 채우고 사는 사람들도 다 잘 살고 있는데....
   ....그게 처사님이 가지고 있는 業인 것을,

       처사님은 늘 타인들의 입장을 배려하여 거기에 자신을 맞추려 처신하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 맞추어 자기 위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사님이 살아가는 방식과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가슴에 불을 놓게 됩니다.
       그것을 계속 속으로 넣고 살려고 하니 아픈거야...
       그러나 처사님은 남들이 그러지 않아도 계속 배풀고 배려하며 사세요.
       그것이 처사님에게 주어진 業입니다.
       그러니 더 마음을 비우세요. 아무 것도 남지않게....

 

   우문현답이 한참동안이나 계속되었다.
   그런 답이 나올거란 것을 알면서도 떼를 쓰듯, 우문을 계속 던졌다.
   그러고나니 가슴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올 가을이 올 때까지 무엇도 기대하지 말고 건강관리만 하라는 스님의 말씀을 담는다.

 

   후, 고원견산에 자리잡은 아담한 절 세군데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부처님 오신 날이 며칠 남기는 했지만 아내와 서울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여,
   미리 산사를 둘러보고 부처님께 마음을 더 비우겠노라고 인사 드리고 싶었다.
   산사들이 아담하여 화려한 장식으로 거창하게 부처님 맞이를 하지 않지만
   부처님을 맞는 마음이야 사찰의 크고 작음에 비례될 수 없음이다.....

   더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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